네타냐후, 총리직 일단 방어…재신임 묻는 집권당 경선 압승(종합)

입력 2019-12-27 11:17
네타냐후, 총리직 일단 방어…재신임 묻는 집권당 경선 압승(종합)

부정부패 혐의·연정협상 좌절 등 정치생명 위기에서 '숨통'

집계 결과 72.5% 확보…내년 3월 이스라엘 총선 때 다시 시험대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70)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당인 우파 리쿠드당의 대표 경선에서 압승을 거뒀다고 AFP, AP통신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뇌물수수와 같은 비리 혐의와 연립정권 구성실패를 비롯한 리더십 부족 논란에 시달려온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당내 재신임을 확보해 숨을 고를 시간을 번 것으로 관측된다.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당 대표 경선 투표가 지난 26일 오후 11시 마감된 뒤 1시간여가 지나고 나서 트위터에 "거대한 승리를 거뒀다"며 "신뢰와 지지를 보여준 당원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리쿠드당은 이날 새벽 개표를 마감한 결과 네타냐후 총리가 72.5%를 확보했으며 기드온 사르(53) 의원은 27.5%를 얻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네타냐후 총리는 일단 총리직 방어에 성공해 내년 3월 2일 총선에서도 리쿠드당을 이끌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위터에서 "나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리쿠드당을 큰 승리로 이끌 것이며 우리는 또한 이스라엘을 전례 없는 업적을 이루도록 계속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 국제 외교 전문가인 자신이 당 대표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내무장관과 교육장관 출신의 사르 의원은 투표가 끝난 뒤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데 그쳤다.

현지 언론은 경선 전부터 사르 의원을 지지하는 당원이 소수이기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재신임을 받을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수 강경파 정치인 네타냐후 총리는 1993∼1999년 리쿠드당 대표를 지냈고 2005년부터 계속 당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96년부터 총리직 재임 기간이 모두 13년 9개월로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이고 팔레스타인 분쟁, 이란 문제 등 중동 정책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4월과 9월 조기 총선 직후 대통령에 의해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됐지만 다른 정당들과 연립정부 구성에 잇달아 실패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지난달에는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12일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3월 2일 조기 총선을 치르는 법안을 가결해 네타냐후 총리는 재차 시험대에 설 전망이다.

이스라엘에선 올해 4월과 9월에 총선을 치른 바 있어 1년 사이 사상 처음으로 세 번째 총선이 열리게 된다.

네타냐후 총리가 대표 경선에서 이기더라도 그의 정치적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예측이 나온다.

리쿠드당이 내년 3월 2일 예정된 총선에서 승리하고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성공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한편, 26일 열린 리쿠드당의 대표 경선 투표는 전국 100여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유권자는 총 11만6천여명이었지만, 추운 날씨로 실제 투표자는 5만7천여명으로 추산됐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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