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아태 지역 5억명 기아…영양실조 개선 진척 느려"
남아시아 아동 3분의1 이상이 만성 영양실조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5억명가량이 여전히 영양실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세계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작성해 이날 태국 방콕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저체중, 성장 저하 등 아동의 영양실조와 관련된 문제에서 성과 진척이 미진하거나 심지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불평등도 확대되면서 아태 지역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저소득층에 균형 있고 영양분을 갖춘 음식 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유엔이 2030년까지 기아를 해결하고 식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한다는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설정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매달 수백만 명이 식량 불안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쿤다비 카디레산 FAO 지역 대표는 "지금 목표치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영양실조 감축과 관련한 진척이 계속 부진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5명 중 1명 이상이 중간 정도 이상의 식량 불안 상태에 놓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평소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하거나 연중 일정 기간은 기아 상태로 지내고, 심한 경우 며칠 동안 전혀 음식을 섭취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 지역에서는 4억7천900만명이 영양 부족 상태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남아시아에 분포하며, 특히 남아시아 아동 3분의 1 이상이 만성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에서는 21% 이상이 영양 부족보다 심각한 저체중 상태인 것으로 보고됐다.
아동기에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할 경우 첨단 기술 시대에 매우 중요한 인지 능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유엔은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국가들은 어린이와 산모의 심각한 영양 결핍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태국은 아동이 있는 가정의 건강과 영양 개선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얀마에서도 영양과 가족계획, 수질, 위생 등에 대한 인식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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