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방정부 융자기업 위기감 다시 고개…1곳서 디폴트 겨우 넘겨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를 떠받쳐온 지방정부의 융자기업 중 1곳이 최근 제때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의 융자기업(LGFV)인 허허하오터(號和浩特)경제기술개발구투자개발구가 만기일이 3일을 넘긴 지난 9일 채권의 원금 5억6천500만위안(8천만달러)과 이자 6천800만위안을 상환했다.
채권자들의 승인을 받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간신히 면한 허허하오터는 또 남은 채권의 원금 4억3천500만위안의 상환을 내년 3월6일까지로 연장했다.
허허하오터는 전직 경영진이 비리로 정부 조사를 받으며 자산이 동결돼 채무를 제때 갚지 못했다며 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허허하오터의 디폴트 위기는 중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LGFV들이 한계상황에 도달했으며, 중국 정부가 빚이 많은 LGFV로 인한 금융 불안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LGFV는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후 대출해주는 사실상 은행 역할을 하는 융자기업으로 중국 지방 정부들이 지난 10년간 사회기반시설 건설 등 경제성장을 위해 경쟁적으로 설립, 운영해왔으나 부실 대출이 늘어나며 중국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GFV가 발행한 위안화 채권은 무려 8조3천억위안(1조1천800억달러)에 달하고 해외에서 달러로 발행한 채권도 715억달러에 달한다.
중국 당국도 LGFV의 이런 위험을 알고 주시해왔으며 2014년 금융위험을 줄이기 위해 채권발행을 제한했으나 경기둔화가 시작되자 다시 규제를 완화했다.
허허하오터의 위기는 30년만에 최저로 떨어진 경제성장률로 인해 기업들의 디폴트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허허하오터 같은 LGFV들은 최근 중국의 잇따르는 디폴트 속에서도 중국 정부가 파산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큰 편이다.
광다(光大)증권의 장쉬 채권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LGFV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채권을 발행해왔다고 지적했다.
둥베이(東北)증권의 류천한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경기둔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LGFV의 디폴트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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