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뗀 '수소경제 핵심' 연료전지…저수익·고비용 숙제

입력 2019-12-05 11:00
첫걸음 뗀 '수소경제 핵심' 연료전지…저수익·고비용 숙제

안전한 친환경 분산전원…"수소경제 도약할 기반으로서 의미"

에너지공단 이사장 "에너지기술은 사회적 지지 필요…성원 부탁"



(화성=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에서 모두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7일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한 연설의 한 대목이다.

여기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연료전지는 전기를 통해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것을 역이용해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으로 전기에너지를 얻는 발전기를 말한다.

오염물질과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데다가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작고 폭발 위험성이 없어 도심 속에 설치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여겨진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힘입어 연료전지 보급은 빠르게 증가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연료전지 설비용량(국내 모든 발전설비를 동원해 생산해낼 수 있는 전력 규모)은 44만5천kW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1.1% 늘었다. 이는 전체 신재생에너지 증가율 25.1%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전력거래량 역시 지난해 9월 136.3GWh에서 올해 9월 194.4GWh로 42.6% 확대됐다.

하지만 설비용량 기준 연료전지가 전체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국내 전체 전력원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그 위상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

한국에너지공단과 한국지역난방공사[071320]는 4일 연료전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연료전지의 효용성을 홍보하기 위해 국내 대표적 연료전지 발전소인 경기 화성시 동탄 연료전지 발전소에서 미디어 데이를 개최했다.



지난해 말 준공된 동탄 연료전지 발전소는 2개 동, 3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한 동에는 13개씩 모두 26개의 연료전지가 있다.

해당 연료전지는 두산퓨얼셀[336260]이 제작한 인산형 연료전지(PAFC·인산염을 전해질로 사용하는 연료전지)이며 설비용량은 개당 440kW씩 총 11.44MW이다. 이는 수도권 2만5천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지역난방공사는 이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는데 총 550억원을 투입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용이 1MW당 5억원 안팎이라고 보면 된다"며 "열병합 발전소 대비 7배가량 비싸다"고 말했다.

연료전지는 발전원으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쓰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나 석탄화력발전소보다 발전단가도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다.

그나마 연료전지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가 태양광 등보다 주력 신재생에너지보다 높은 2.0이라서 어느 정도 투자비를 보전하는 상황이다.

REC는 태양광, 수력,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했다는 증명서로,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량이 있는 발전소에 팔거나 전력거래소를 통해 주식처럼 매매할 수도 있다. REC 가중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비싼 값에 REC를 팔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지역난방공사와 에너지공단은 단순히 수익성만으로 연료전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난방공사 송현규 동탄지사장은 "현재로선 연료전지로 인한 수익이 발생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이런 점에서 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은 아직 과도기 단계이지만, (수소를 통해 전기를 얻는 연료전지는) 수소경제로 가기 위한 기반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기술평가원 정기석 수소연료전지PD는 "에너지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우리의 생활과 산업이 수소를 기반으로 변경될 것"이라며 "이미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 선진국과 주변 강국은 수소경제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료전지는 LNG에서 추출된 수소와 공기 중 산소를 결합해 무한하게 발전할 수 있는 신에너지 발전기이자 필요한 곳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최적의 분산발전"이라고 그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국도 첫걸음을 뗀 만큼 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계속해서 개발하고 보급을 늘린다면 발전 비용을 점진적으로 낮추면서 아직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세계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창섭 에너지공단 이사장은 "에너지 기술은 사회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며 "연료전지에 대한 성원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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