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주민' 트럼프 첫 유세…"정신나간 자들이 미친 탄핵"

입력 2019-11-27 15:59
'플로리다 주민' 트럼프 첫 유세…"정신나간 자들이 미친 탄핵"

뉴욕→플로리다로 주소지 옮긴 후 플로리다서 '홈커밍 랠리'

2020대선 최대 경합주 플로리다 향해 "마이 홈"이라며 애정 표시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주소지를 뉴욕에서 플로리다주로 옮긴 후 처음으로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선거유세를 펼치며 민주당의 탄핵청문회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이애미 근처 선라이즈에서 열린 유세에서 "정신나간 자들이 처음에는 '러시아 거짓말'이더니 지금은 미친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로 특검조사가 진행된 데 이어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하원의 탄핵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은 우크라이나와의 거래에서 잘못한 게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으며, 민주당이 다음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을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탄핵을 마녀사냥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여론조사를 봤나? 모두가 '그건(탄핵은) 정말 헛소리'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CNN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으며, 43%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이 같은 여론조사 추이는 10월 이후 변하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주장은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쟁범죄로 기소된 3명의 군인을 사면해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 "나는 '딥 스테이트'(deep state)에 맞서 3명의 훌륭한 전사들을 옹호했다"고 항변했다.

'딥 스테이트(Deep State)'란 국가 정책과 정치를 왜곡하고자 막후에서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는 숨은 기득권을 뜻하는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이 내게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나는 우리의 훌륭한 전사들을 언제나 옹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자신의 예고 없는 건강검진에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내 상태가 좋지 않다면 이렇게 군중 앞에서 고함을 치고 열변을 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말 주소지를 뉴욕 맨해튼에서 플로리다 팜비치로 옮겼다. 이번 유세에는 '귀향 집회'(HOMECOMING RALLY)라는 별칭이 붙었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플로리다 집으로 온 걸 환영한다"고 했다.

플로리다는 내년 미국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플로리다로 주소지를 옮긴 데는 뉴욕주의 비싼 세금을 피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대선을 앞두고 플로리다를 집중 공략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플로리다는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538명) 가운데 캘리포니아(55명), 텍사스(38명)에 이어 뉴욕과 함께 세 번째로 많은 선거인단(29명)을 보유한 곳이다. 그러나 역대 대선에서 공화, 민주 양당이 초박빙의 승부를 펼친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여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에서 49%를 득표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47.8%)를 1.2%포인트 차이로 힘겹게 따돌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51%)과 2012년(50%) 대선에서 간신히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지난 50년간 플로리다에서 지고도 당선된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으로부터 1년 남짓 후 나는 '내 집'(my home)인 선샤인스테이트(플로리다의 속칭)의 유권자들과 함께 투표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하원을 되찾아올 것이고 상원을 지킬 것이며 아름답고 아름다운 백악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지역의 환심을 사려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트럼프 대통령은 겨울철의 많은 주말과 휴일을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 등이 있는 플로리다에서 보냈다.

AP통신은 "그러나 모두가 그의 플로리다 귀환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가 열린 행사장 밖에는 200여명이 모여들어 반(反)트럼프를 상징하는 '베이비 트럼프' 풍선을 띄우고 "그를 감옥에 보내라"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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