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입국거부' 中 학자, 스파이 혐의 부인…"美 배후 의심"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벨기에에서 스파이 혐의로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중국 학자가 관련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지난 7월까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학(VUB) 공자학원 책임자를 지낸 쑹신닝(宋新寧)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1일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및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쑹 교수는 지난 9월 VUB 등 유럽 내 대학들을 방문하기 위해 핀란드·오스트리아·벨기에 비자를 신청했지만, 벨기에 정부로부터 발급을 거부당했다. 벨기에 정부는 8년간 쑹 교수의 입국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쑹 교수는 유럽연합 회원국간 여권 없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한 솅겐 조약 대상 지역들에 적용되는 비자를 신청, 오스트리아 정부로부터는 비자 를 발급받았다.
쑹 교수는 벨기에 정보당국이 지난 5월 자신이 중국 정보당국과 연결돼 벨기에의 국가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나는 벨기에 정부가 제기한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며, 현지 변호사에게 이의 제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해 자신이 중국 정보기관 스파이 활동을 한다는 말을 한 미국인 관계자에게서 들었지만 이를 부인하자 그가 얼마후 협력을 제안해와 거부한 사실이 있다며 미국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쑹 교수는 "그는 내가 그들과 함께 일하면 나를 지지할 것이며 내가 유럽에 갈 때도 문제가 없겠지만, 아니면 매우 심각한 결과가 있을 거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브뤼셀 이민국이 지난 7월 말 중국 정보당국의 스파이 활동 등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비자를 갱신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벨기에 내 중국인 재계·학계에서 정보원을 모집했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쑹 교수는 자신의 입국 거부 관련 보도에 대해 "나뿐만 아니라 공자학원을 명성을 더럽히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공자학원은 중국 교육부가 각국 대학과 연계해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세운 비영리 교육기관이며, 최근 미·중 간 무역전쟁 속에 미국 대학들은 공자학원을 잇달아 폐쇄하는 분위기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쑹 교수의 '스파이' 혐의 보도는 잘못됐다며, 숨은 의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정상적 교류와 교육 협력사업을 막는 이러한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