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추가 대중 관세는 자충수' 인식에 중국과 미니딜"

입력 2019-10-17 11:43
"미국, '추가 대중 관세는 자충수' 인식에 중국과 미니딜"

무역협상 관여한 전 백악관 관리 지적…"조기 포괄적 합의 난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가 자국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중국이 원하는 '미니 딜'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과거 미중 무역 협상에 깊숙이 관여했던 전직 백악관 관계자가 분석했다.

1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크리트 윌렘스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부국장 겸 국제경제문제 담당 보좌관은 "미국 정부는 초기 관세가 미국보다는 중국에 큰 충격을 주도록 설계했지만 추가 관세가 부과될수록 결국은 중국보다는 미국에 더 큰 상처를 주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윌렘스 전 부국장은 지난 4월 백악관을 떠날 때까지 미중 무역 협상에 직접 참여한 인사로 현재 미국 로펌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은 작년 7월 35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무역전쟁 포문을 열었다.

이후 중국과 미국이 보복과 재보복을 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가운데 미국은 이미 대부분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윌렘스 전 부국장은 "백악관에서는 새로 부과될 관세가 미국에 더 큰 해를 끼칠 것이라는 합리적인 인식이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이 추가 (대중) 관세 발효 전에 일부 진전이 이뤄지게 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미국은 최근 워싱턴에서 진행된 고위급 무역 협상을 통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입하고, 미국은 11월 15일로 예고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1단계 합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무역 불균형을 낳는 근본적 원인을 시정하는 '구조적 문제'와 관련해 진전이 없는 '미니 딜'은 사실상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승리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윌렘스 전 부국장은 미국이 12월 15일로 예고한 추가 대중 관세 부과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12월 15일부터 스마트폰, 랩톱, 텔레비전 등이 포함된 약 1천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미국이 이 관세까지 부과하면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전체 중국산 수입품 규모는 5천500억 달러에 달하게 된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전체 대미 상품수출액은 5천395억340만 달러다.

미국은 이번 '1단계 합의'에 따라 12월 15일 관세 부과 계획이 당장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를 대중 압박 수단으로 남겨두고 있다.

윌렘스 전 부국장은 미국이 추가 관세를 매기는 것을 중국이 절대로 수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결국 미국이 12월 15일 추가 관세 부과를 '연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까지 민족주의가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면서 미중 양국이 가까운 시일에 포괄적인 합의를 이뤄내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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