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트럼프 탄핵하면 경제에 도움 될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로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탄핵이 '비(非)정상인 미 행정부를 정상화해' 미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26일 칼럼을 통해 폭발적 성격의 내부고발 스캔들이 발생하면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은 행정부의 업무추진에 혼란을 초래하겠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은 우선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성과에 비춰 그에 대한 탄핵이 추진되더라도 실제로 영향을 받을 주요 입법 어젠다는 별로 없으며 그가 지난 3년간 의욕적으로 내세워온 인프라 프로젝트도 실현성 면에서는 의문시되는 것들이었다고 지적했다.
주요 현안이라고 한다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정도지만 그것도 실제 내용 면에서 달라진 것은 거의 없는 것이라고 의미를 절하했다.
크루그먼은 한마디로 그동안 트럼프가 해온 것은 하나같이 미국에 좋지 않은 것이었던 만큼 그의 탄핵은 반전을 가져와 미국에 좋은 것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유능함'(competence)과의 전쟁을 치러왔다면서 소신껏 일하는 많은 유능한 공직자들을 내쫓고 그 자리를 돈으로 움직이는 정치인(political hack)으로 채워왔다고 비난했다.
대표적 사례로 농무부 경제조사서비스(ERS) 건을 들면서 농부들과 농업계가 크게 의존해온 유용한 보고를 제공해온 ERS가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보고서를 내자 사무소를 워싱턴에서 캔자스시티로 옮기도록 일방적 지시를 내린 사실을 지적했다.
ERS는 지난 2017년 단행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부유층 농부들에게 불균형적으로 혜택이 돌아간 점을 지적했으며 또 행정부 정책을 정당화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ERS 사무소를 먼 지방으로 옮기도록 한 것은 사실상 직원들의 대량 사임을 유도한 것으로 크루그먼은 ERS가 이전의 기능을 되찾으려면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했다.
크루그먼은 유사한 사태가 트럼프 행정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행정의 질(質) 저하는 정치와 연계되지 않은 예측 가능성과 판단력 면에서 경제에 좋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한 탄핵 조사 착수는 이러한 행정의 '질 저하 프로젝트'에 제동을 걸게 될 것이라면서 친구들로 이뤄진 '트럼프 팀'이 당장 이를 중지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그들이 하는 것에 대해 추가로 내부고발자들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트럼프 행정부는 정상적인 행정부가 아니며 트럼프는 공무원들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에 적대적이었다면서 트럼프가 임명한, 충성에 매달리는 공직자들이 추후 자신들의 처벌 가능성을 우려할수록 국민이나 기업들 모두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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