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美 민주 대선주자들 '트럼프 탄핵 추진' 지지

입력 2019-09-25 09:45
수정 2019-09-25 10:31
'빅3' 美 민주 대선주자들 '트럼프 탄핵 추진' 지지

샌더스·워런·바이든 강경 지지…오로크·해리스도 "탄핵하라"

중도성향 개버드·블록 등 일부 군소후보는 '탄핵 신중론'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해 하원에서의 탄핵 조사 개시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내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향후 탄핵 정국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 관심을 끈다.

우선 '빅3'로 불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모두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펀드를 정적에게 정치적 오명을 뒤집어씌우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면, 우리는 당장 탄핵 절차를 개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워런 의원도 트위터에 "아무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 미국 대통령이라 할지라도"라는 글을 올려 탄핵 추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 절차를 위한 공식 조사를 개시한다는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강력한 '동참 의지'를 전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의혹의 당사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원 조사에 협력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는 강경론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 입장에서는 아들 헌터가 관련된 우크라이나 의혹이 하원 조사 과정에서 낱낱이 파헤쳐질 경우 자신에게도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를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미 언론은 진단했다.

다른 대선 주자 중에도 상위권에 있는 후보들은 일제히 탄핵 추진에 힘을 실었다. 대선 경선 국면에서 '선명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라도 강경론이 득세하는 분위기다.

미국 민주당, 트럼프 대통령 탄핵절차 돌입…트럼프 "마녀사냥 쓰레기" / 연합뉴스 (Yonhapnews)

'빅3'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권력을 남용하고 사법권 행사를 방해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국익 위에 뒀다. 난 펠로시 의장과 전적으로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도 "정부의 견제와 균형 기능을 존중하는 데 실패한 대통령에 대항해 의회가 행동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트럼프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도 MSNBC에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만한 행위를 했음을 분명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적을 조사하기 위해 외국 권력을 이용했음을 시인했다. 그를 탄핵하라"고 적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민주당 대선 주자 사이에서는 탄핵 추진론에 주저하는 후보들도 있다.



털시 개버드(하와이) 하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이 시점에서는 탄핵 추진이 이 나라를 끔찍하게 분열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탄핵 신중론'을 제시했다.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스티브 블록 몬태나 주지사도 내부고발자 증언록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기록 등 증거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면서 탄핵 추진 절차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을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드러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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