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후 브리핑 한 번 안한 백악관 대변인…"당분간 안 해"

입력 2019-09-24 05:55
임명 후 브리핑 한 번 안한 백악관 대변인…"당분간 안 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임명 후 석 달 간 언론 브리핑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이 한동안은 브리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기자들이 브리핑을 악용해 명성을 얻는다는 게 그리셤 대변인의 주장이지만 전임인 세라 샌더스가 브리핑에서 사실이 아닌 얘기를 했다가 '거짓 브리핑' 논란에 휩싸인 사건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리셤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 일일 브리핑을 재개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내 말은, 결국, 대통령이 '(브리핑은)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결정하면 우리는 (브리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그(트럼프 대통령)가 그저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핑 실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간접적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리셤 대변인은 "솔직히 말해서 브리핑이 극장처럼 됐다. 많은 기자가 유명해지려고 (질문을) 한다. 내 말은, 기자들이 책을 쓰고 있지 않나"라고 브리핑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의 대변인이 그의 정책에 대해 말하고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매우 중요한데 대통령은 그렇게 되고 있지 않다고 봤다. (브리핑이) 극장처럼 된 것이다. 그리고 그들(기자들)은 참모들에게 좋게 대하지 않았고 그(트럼프 대통령)는 그걸 좋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리셤 대변인은 6월 말 임명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판문점 회동 등을 곧바로 수행했으나 지금껏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하는 공식 브리핑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전임 샌더스 대변인 역시 막판엔 석 달 넘게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아 원성을 샀다. 샌더스는 특검 수사를 통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장 해임과 관련해 허위 브리핑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퇴론이 일기도 했다.

백악관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은 자취를 감췄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취재진 문답은 수시로 계속되고 있다. 참모들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거의 매일 각종 현안에 대한 미 행정부의 공식 입장을 직접 발표하는 셈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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