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는 화면, 준비 안된 LG 8K"…삼성전자의 맞저격
양사제품 시연 "LG가 강조한 화질 선명도? 요샌 안쓰는 지표" 무시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가까이 와서 보세요. 이 쪽은 글자가 잘 보이는데 다른 쪽은 읽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8K 동영상도 이렇게 깨지네요. 준비가 덜 된 것 아닙니까"
삼성전자[005930]가 LG전자[066570]를 맞저격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R&D캠퍼스에서 8K TV 설명회를 열었다. 최근 독일 가전·IT 전시회 'IFA 2019'와 이날 오전 있었던 LG전자의 '선공'에 대한 대응의 자리다.
삼성전자는 우선 LG전자가 제기한 QLED 8K TV 화질 선명도(CM) 이슈에 대해 "CM은 물리적으로 화소수를 세기 어려운 디스플레이나 흑백 TV 시절에나 쓰던 지표로, 현재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밝혔다.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본부 개발팀 상무는 "물리적으로 화소수가 확보된 현재 상황에서 CM값으로 해상도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잘라 말했다.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이 2016년 5월에 CM은 최신 디스플레이에 적용하기에 불완전하므로 새로운 평가 방법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회에 자사 QLED TV와 제품과 LG전자 OLED 제품을 나란히 두고 LG전자 제품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같은 사진을 띄웠을 때 삼성전자 TV에서는 작은 글자까지 또렷이 보이는 반면, LG전자 TV에서는 다소 흐리게 나타났다.
8K 동영상과 스트리밍 콘텐츠도 삼성전자 TV에서는 재생이 잘 됐지만, LG전자 TV에서는 오류가 났다.
용석우 상무는 "표준코덱으로 인코딩된 8K 동영상 시연에서도 QLED 8K TV는 USB로 연결한 영상이든 스트리밍 영상이든 원활하게 재생이 되지만, 올레드 TV에서는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거나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전자 제품이)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해내는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겠으나 준비가 덜 된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LG전자는 삼성전자가 '시야각'을 개선하다가 CM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시야각은 TV를 정면이 아닌 양옆에서 봐도 밝기·색깔이 왜곡되지 않고 표현하느냐를 보는 화질 평가 기준이다.
이에 대해서도 용 상무는 "CM은 더 이상 화질 관련 척도가 아니므로 측정도 하지 않고 있다"며 "시야각은 시야각대로 개선하는 것이지, CM과 연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독일 IFA에서 LG전자가 첫 공격을 했을 때만 해도 대응하지 않다가 이날을 기점으로 맞대응을 나선 이유로 '소비자'를 들었다.
영상전략마케팅팀 조성혁 상무는 "경쟁사의 주장이 점차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퍼져 소비자가 오해하면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설명회를 마련했다"며 "싸움으로 갈 생각이 아니라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그대로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상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게 나라에 좋은 일인데 상호 비방전으로 가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공방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와닿지 않는 '그들만의 싸움'이라는 지적이 많다. 눈으로 볼 때 양사 제품 모두 별 화질 차이가 없는데 각자 유리한 대로 딴 소리를 하며 소비자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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