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간첩혐의 받는 중국계 호주 작가 "풀려나게 도와달라"

입력 2019-08-29 15:37
수정 2019-08-29 15:42
中서 간첩혐의 받는 중국계 호주 작가 "풀려나게 도와달라"

호주 총리, "간첩 아냐…인권 보장해야" 중국에 촉구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억류된 중국계 호주 저술가가 호주 총리에게 석방을 위해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중국에 투옥된 양헝쥔(楊恒均·53, 호주명 준 양)은 최대한 빨리 귀국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서신을 통해 요청했다고 호주 방송 ABC가 29일 보도했다.

서신은 양헝쥔을 면회한 주중 호주대사관의 영사 담당 직원을 통해 방송에 공개됐다.

양헝쥔은 이 서신에서 자신을 지원하는 호주 당국자들에게 감사했다.

그는 자신을 신문하는 수사관으로부터 '호주는 작은 나라이고 당신에게 신경 쓰지 않을 거다'는 말을 들었다고 서신에 썼다.

그는 또 "수사관은 호주가 중국에 무역과 경제를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호주 정부가 나를 구하기는 고사하고 도우려 하지도 않을 것이며, 내가 백인이 아니라서 돕지 않을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그자가 틀린 거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리슨 총리는 양헝쥔에게 적용된 스파이 혐의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그의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중국에 촉구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 채널9와 한 인터뷰에서 "정부는 우리 국민의 편에 설 것"이라면서 "우리는 양헝쥔이 적절한 처우를 보장받고, 그의 인권이 보호받기를 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호주 정부의 반응을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한 데 대해 모리슨 총리는 "간섭이 아니다"라면서, "우리 국민의 편에 선 것을 두고 사과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헝쥔의 간첩행위 혐의는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중국에서 간첩죄는 최소 3년의 징역형부터 최대 사형에까지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양헝쥔은 올해 1월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을 떠나 광저우 공항으로 입국한 뒤 중국 지방 당국에 의해 억류된 뒤 가택 연금을 당했다.

이어 지난달에 베이징의 범죄수용소로 이감됐으며 이달 23일 스파이 혐의로 기소됐다.

호주 정부에 따르면 양헝쥔은 그전까지 7개월 넘게 정식 기소 절차도 없이 가혹한 처우 아래 있었다.

중국 정부는 그의 변호사 및 가족 접견권을 막은 채 오직 호주대사관의 영사 조력만 제한적으로 허용했다. 영사 접견도 매달 30분씩만 허락했다.

중국 외교관 출신인 양헝쥔은 2002년 호주로 귀화한 이래 중국의 민주화 개혁을 요구하는 저술 활동을 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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