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주점 방화 공격으로 26명 사망…범죄조직간 다툼 추정(종합)

입력 2019-08-29 00:36
수정 2019-08-29 09:31
멕시코 주점 방화 공격으로 26명 사망…범죄조직간 다툼 추정(종합)

화염병 또는 수류탄 공격…당국 결탁 가능성도 제기



(멕시코시티·서울=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황철환 기자 = 멕시코 남동부 항구도시의 한 주점에 방화 공격이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다쳤다.

28일(현지시간) 멕시코 베라크루스주 검찰의 발표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께 베라크루스주 코아트사코알코스의 유흥주점 '카바요 블랑코'에 불이 났다.

검찰은 이 화재로 28일 오전까지 남자 16명, 여자 10명이 숨졌고, 11명 이상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 화재가 시작됐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일단 범죄조직의 방화 공격이라고 단정 지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일일 기자회견에서 "범인들이 술집으로 들어와 출입문과 비상구를 모두 봉쇄한 채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화염병에서부터 세열 수류탄 공격까지 화재 원인을 두고 여러 버전이 있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은 범인들이 불을 지르기 전에 총을 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쿠이틀라우악 가르시아 베라크루스 주지사는 트위터에 이번 공격이 범죄조직간의 다툼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했다.



용의자들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수사당국은 '리카르도 N'이라는 주요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이 인물은 지난달 해병대에 체포됐다가 검찰에 넘겨지기 전 풀려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체포와 석방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용의자와 수사당국이 결탁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범죄조직이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가장 비인간적인 짓이다"라며 "더 유감스러운 것은 당국과의 결탁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이들뿐만 당국도 처벌받아야 한다"며 "용의자들을 붙잡았다가 왜 풀어준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만에 위치한 베라크루스주는 미국으로 가는 마약의 주요 수송 통로여서 마약조직의 범죄나 조직간의 세력다툼이 잦은 지역이다.

지난 4월에도 베라크루스주 미나티틀란의 술집에서 열린 가족 파티에서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14명이 사망했다.

이날 코아트사코알코스에서 발생한 사건은 지난 1월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 취임 이후 가장 사상자가 많은 공격 사건이다.

올해 상반기 멕시코 살인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정부의 범죄 척결 노력에도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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