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호화 부동산 업계 홍콩시위 '반사 이익' 얻나
"정치적 안정성에 홍콩보다 싼 가격으로 부동산 인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두 달 넘게 계속되는 홍콩의 시위 사태로 태국의 호화 부동산 업계가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0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문을 연 52층짜리 방콕 타워 내 콘도미니엄의 40%가량은 중국과 홍콩, 대만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온 구매자들에게 팔렸다.
방콕에 본사를 둔 부동산 업체로 이 콘도 지분의 25%를 보유한 '매그놀리아 퀄리티 디벨로프먼트사'의 중역인 끼린 추뚬스팃은 통신에 "중국과 홍콩에서 온 투자자들이 외국인 투자자 중 맨 꼭대기를 차지해 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끼린은 이어 "홍콩 시위 사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현재 태국을 보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괜찮은 수준의 정치적 안정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 3월 총선을 통해 재집권에 성공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 2기 내각이 출범한 상태다.
통신에 따르면 이른바 '송환법' 반대로 촉발된 시위가 지난 6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홍콩에서는 부동산 개발과 고급 투자가 보류된 상태다.
지난주에는 'CK 애싯 홀딩스'와 홍콩의 대표적인 부동산재벌 일가가 소유한 부동산기업 순훙카이(新鴻基)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부동산 개발사업의 판매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홍콩에서는 이와 함께 특히 고급 주택 부문에서 거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같은 상황은 관광 붐이 불면서 떼 지어 들어 온 중국인을 중심으로 방콕이 투자자들에게 유명해진 상황에서, 방콕의 호화 부동산 시장에 또 하나의 순풍을 달아준 셈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방콕 부동산은 지난 수년간 가격이 올랐음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그리고 베트남의 호찌민보다는 저렴해 전 세계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돼 왔다.
끼린은 "홍콩과 비교하면, 방콕의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매우 싸다"면서 "그런데도 외국 투자가들은 방콕에 오면 우리가 제공하는 상품이 다름 아닌 뉴욕이나 홍콩 또는 싱가포르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부동산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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