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국민대 '인공세포막 칩' 개발…"연구·센서에 적용 가능"

입력 2019-08-20 12:00
KIST·국민대 '인공세포막 칩' 개발…"연구·센서에 적용 가능"

실리콘기판에 세포막 모사 구조 수만개 집적…구조 유지시간 5배 이상 늘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사람을 비롯한 생물의 세포막을 모사한 인공세포막 수만 개를 실리콘 기판 위에 집적한 칩이 개발됐다. 칩에 구현된 인공세포막은 실제 세포막처럼 기능하는 것으로 확안돼 생명현상을 연구하거나 특정 물질을 감지해내는 센싱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바이오마이크로시스템 연구단이 국민대 연구진과 함께 이런 인공세포막 칩을 개발해 지난 6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 및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생물의 세포막을 본뜬 인공세포막은 생명과학 분야 연구와 약물개발 등에 현재 활용되고 있다. 인공세포막은 인지질(phospholipid) 이중 막으로 이뤄졌는데, 주로 액체에 넣은 상태로 이용하고 있다. 인공세포막을 고체에 고정해 칩 형태로 개발하면 연구에 적용하기는 더 쉽지만, 이런 경우 세포막이 24시간 정도만 유지된다.

연구진은 세포막의 안정성을 높여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실리콘 기판 위에 지름 8㎛(마이크로미터)짜리 미세 구멍을 수만 개 만들고, 구멍마다 균일한 크기로 구형의 인공세포막을 제작한 것이다. 이 방식으로 만든 세포막은 터지거나 변형되지 않고 130시간 동안 구조를 유지했다.



연구진은 또 인공세포막이 실제 세포막과 같이 일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세포막 표면에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받아들이는 단백질(수용체)을 결합시켰는데, 이 단백질은 실제 세로토닌과 결합하며 구조가 변했다. 인공세포막 위에서도 단백질이 작동할 수 있음을 보인 것이다.

교신저자인 김태송 KIST 책임연구원은 "실리콘 기판 위에 고정한 3D 인공세포막 구조체의 활용과 세포 기능 수행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연구 플랫폼뿐 아니라 마약이나 폭발물 등을 감지하는 '인공 코' 등 센싱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