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선 유력후보 "IMF와 부채 상환조건 재협상 추진"

입력 2019-08-19 10:10
아르헨 대선 유력후보 "IMF와 부채 상환조건 재협상 추진"

디폴트 위기 해결책으로 채무감축·상환연기 등 거론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지난주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야당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국제통화기구(IMF)와 부채 상환조건 재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도좌파 성향인 페르난데스는 18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에선 아르헨티나는 부채를 갚을 수 없다는 것이 유일한 논쟁의 여지가 없는 현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와 AF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아르헨티나를 "실질적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라고 규정하면서 친(親)시장주의 성향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이 자신이 제안한 방식으로 IMF와 재협상을 하면 그를 돕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도좌파 연합 '모두의전선' 후보인 페르난데스는 지난 11일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47.7%를 득표해 보수 성향의 마크리 대통령(32.1%)을 15%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따돌렸다.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는 오는 10월 27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중 1.5% 이상 득표한 후보를 추려내기 위한 절차다. 예비선거 결과가 대선 본 게임으로 이어지면 페르난데스의 당선이 예상된다.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IMF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서 긴축정책을 약속했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지난주 예비선거 때 IMF와의 합의가 없었다면 아르헨티나는 실제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을 것이라면서도 IMF와의 관계는 "존중"이지, "굴복"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2001년 아르헨티나 디폴트 때 채권자와 일대일로 협상을 했다면서 "우리는 일대일 협상을 해야 한다"며 "(2001년 당시) 우리는 채권자들에게 부채 75% 감축을 요구했다는 점을 기억해라"고 현지신문 클라린에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다른 현지 신문인 라 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선 "유일하면서 명백한 해결책은 부채상환 기일을 연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좌파정권이 시장개방을 거부하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을 탈퇴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서는 "보우소나루는 편안히 있어야 한다. 나는 경제를 폐쇄할 계획이 없다"며 "그것은 어리석다"고 라 나시온에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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