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안보리 '카슈미르 분쟁' 첫 회의…견해차로 성명 못 내

입력 2019-08-17 10:25
유엔안보리 '카슈미르 분쟁' 첫 회의…견해차로 성명 못 내

중국 "국제적 문제" 파키스탄 편…여타 회원국 "양자 간 문제"

트럼프 "양자 대화로 긴장 줄여야"…인도, 통제령 일부 완화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인도-파키스탄의 '카슈미르 분쟁'에 관한 첫 비공개회의를 열었지만 합의 없이 끝났다.

유엔안보리가 카슈미르 분쟁에 관해 회의를 연 것은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거의 반세기 만에 처음이라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카슈미르는 인도, 파키스탄, 중국이 영유권 다툼을 벌여온 지역으로 최근 인도가 자국령 잠무-카슈미르주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공공장소에서의 집회와 시위 금지, 통신 제한 등 계엄령에 가까운 주민 통제령을 내렸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양자 무역을 중단하는 한편 유엔안보리에 긴급회의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

이날 열린 유엔안보리 회의에서 중국은 '카슈미르 분쟁은 국제적 문제'라는 파키스탄 입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나머지 많은 회원국은 '인도-파키스탄 양자 간 문제'로 규정하고 거리를 두려 했다고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가 말했다.



이달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폴란드는 회원국 간의 견해차를 고려해 회의 후 성명을 내놓지 않았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 이사국으로 구성됐다.

유엔 안보리회의에 파키스탄과 인도 유엔 대사가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각자 기자회견을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파키스탄 유엔대사는 "오늘 회의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가 카슈미르 분쟁이 국제적 문제임을 뜻한다"고 주장했고, 인도 유엔대사는 "전적으로 인도 내부 문제"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에게 전화해 카슈미르 사태와 관련, 인도와 파키스탄이 양자대화를 통해 긴장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잠무-카슈미르주에서는 주민 수백 명이 길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며 돌을 던졌고, 보안군은 최루탄으로 대응했다.

인도 정부는 이날 밤부터 순차적으로 유선전화 서비스를 재개하고, 월요일부터 학교 문을 열기로 했으나, 휴대폰은 테러 단체에 악용될 수 있다며 서비스 재개를 미뤘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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