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중 합동정찰 비행, 아슬아슬 상황 자주 발생할 것"

입력 2019-08-01 11:07
"러-중 합동정찰 비행, 아슬아슬 상황 자주 발생할 것"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러시아와 중국이 지난달 23일 동북아 지역에서 처음으로 동해상 합동 정찰비행에 나선 것은 양국 간 급속한 관계증진을 반영하는 것으로 앞으로 '아슬아슬한'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포린폴리시(FP)가 지난달 31일 전망했다.

FP는 러시아와 중국 장거리 폭격기들이 동해에서 합동 편대비행을 하고 이어 러시아 정찰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사건은 양국간 '군사 관계 태동'을 시사하며 유사한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광범위한 의미를 지닌다고 분석했다.

FP는 러시아와 중국 양국이 동북아시아에서 합동 장거리 정찰비행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미국의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방공망을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FP는 러시아 A-50 정찰기가 장거리 레이더를 이용, '완벽하게 기록할'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간에 영유권 분쟁이 일고 있는 독도를 비행 항로에 포함한 것도 한일 양국 간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FP는 미국도 러시아와 중국의 폭격기들이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서울 방문에 때맞춰 미국의 두 동맹 영공을 향해 비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FP는 러시아와 중국 양국이 조만간 체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협정을 통해 양국 합동 정찰비행을 정례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워 게임'(war game)이 단지 공중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와 중국 해군은 앞서 지난 5월 처음으로 해상 합동 미사일 발사훈련을 벌였으며 2018년 9월에는 중국군이 처음으로 러시아군의 대규모 지상훈련에 참여했다.

FP는 양국 간 점증하는 협력이 합동군사훈련 차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근래 미국과 사이가 소원해지고 있는 양국이 군사와 경제, 무역 등 전 분야에서 유대를 강화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양국 간 무역이 2016년 696억 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천71억 달러로 급증했으며, 러시아가 중국의 최대 원유공급국이고 러시아의 5G 통신망을 구축하는데 중국의 통신업체 화웨이가 선정됐음을 지적했다.

FP는 그러나 양국 간 급속한 관계 증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개인적 '케미'(chemistry)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역사적 배경이나 양국 간 경제력, 군사력, 인구 차이에 비춰 현실적 동맹을 이루기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을 '절친'으로 간주할 수 있으나 이것이 중국이 향후 러시아의 해외 군사 모험에 동참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FP는 중국과 러시아가 아직 경쟁(rivalry) 관계에 있으나 '강력한 공동이익체를 바탕으로 세계 질서에 대한 기본적 합의'인 '화해' 관계가 존재한다면서 이는 미국의 동맹과 적국 사이에서 보다 잦은 합동정찰과 아슬아슬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