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호르무즈 군파견 추진 속 러·이란 해군 합동훈련
호르무즈 해협서 미·유럽·친이란 진영 세력 대결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과 유럽이 이란의 위협을 이유로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에 상선을 호위하는 군자산을 파견하려는 가운데 이란과 러시아가 해군 합동 훈련을 하기로 했다고 이란군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호세인 한자니 이란 해군사령관은 이날 이란 국영 IRNA통신에 "이란과 러시아가 올해 안으로 페르시아만(걸프 해역) 등에서 해군 합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의 합동 훈련은 페르시아만을 비롯해 인도양, 마크란 해역(인도양 북부 파키스탄 남부 근해), 호르무즈 해협 등에서 진행된다"라고 덧붙였다.
한자니 사령관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 이란 해군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 러시아 국방부와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란 언론들이 보도했다.
양국의 해군 합동훈련은 걸프 해역으로 집중되는 미국과 유럽의 군사적 움직임과 맞물려 친이란·반미 진영의 군사적 '위력 시위'로도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3개월간 걸프 해역과 오만해에서 유조선 피격, 미군 무인 정찰기 격추, 유조선 억류 등 대형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의 운항을 공동으로 보호하자는 '센티널 프로그램'에 참여하라고 우방에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유럽에서는 자국 유조선이 이란에 억류된 영국의 주도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해군이 공동 호위하는 군사 작전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계획이 실현되면 최대 해상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 유럽, 친이란 등 크게 3개 진영이 군사력을 동원해 세력을 겨루는 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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