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中·英, 아라크 중수로 개량에 협조…작업 재개"

입력 2019-07-27 19:07
이란 "中·英, 아라크 중수로 개량에 협조…작업 재개"

의료·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예정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영국과 중국이 아라크 중수로 개량(현대화)에 협조해 작업이 재개됐다고 26일(현지시간) 말했다.

살레히 청장은 이날 이란 의회지에 "이란과 중국, 영국이 아라크 중수로 현대화를 위한 공동위원회를 열었으며 개량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자고 합의했다"라며 "잠시 중단됐던 작업이 재개돼 만족한다"라고 밝혔다.

이란은 서방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라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무기급 이하로 생산하도록 원자로를 40㎿급으로 개량하기로 동의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는 아라크 중수로는 현대화가 끝나면 의료·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중수로는 경수로와 달리 농축하지 않은 천연 우라늄을 연료봉으로 쓸 수 있고 사용 후 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쉽게 얻을 수 있다.

핵합의를 보면 이 현대화 작업에 미국과 중국이 설계 변경을 담당하고 미국이 관련 설비와 장치를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이 지난해 5월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영국이 이를 대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란은 영국이 최근 미국의 제재에 저촉된다며 장치 공급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달 7일 "영국이 이란의 제재를 이유로 아라크 중수로 현대화에 미온적이라면 (상황을) 핵합의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라며 이 원자로에서 플루토늄을 다량 생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지 1년이 되는 5월 8일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1단계 조처로 농축 우라늄과 중수의 저장 한도를 넘기겠다고 선언하고 이를 실행했다.

이달 7일에는 2단계 조처로 우라늄을 농도 상한(3.67%) 이상으로 농축하겠다고 발표했고, 이튿날 4.5%까지 농축도를 올렸다.

이란은 9월 5일까지 유럽 측이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 거래를 재개하면 핵합의에 다시 복귀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핵합의를 더 이행하지 않는 3단계 조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이란 현지 언론에선 이란이 2단계 조처에 아라크 중수로 현대화 중단을 포함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아락치 차관은 이런 예상에 대해 7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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