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세계수영] 여수바다에서 펼쳐진 '수영 마라톤'…오픈워터 경기장 이모저모
물 위 부표에서 60명 동시 출발…전신 수영복·카누 탄 운영 요원 등 볼거리
(여수=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오픈워터 수영 남자 5㎞ 경기가 열린 13일 여수엑스포해양공원.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이 걸린 이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은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흐린 날씨 속에 레이스를 준비했다.
오픈워터 수영은 호수나 강, 바다, 수로 등 야외에서 펼쳐진다. 주로 5㎞, 10㎞, 25㎞로 나눠 치러지며 코스가 길어 '수영 마라톤'이라고도 불린다.
바다에 별도의 레인이 설치돼있지 않기 때문에 경기 내내 선수들 간의 몸싸움이 치열하다.
조류와 파도 등 외부 환경의 변수가 많아 무엇보다 실전 경험이 중요한 종목이기도 하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오픈워터 종목에는 남·여 각각 5㎞, 10㎞, 25㎞와 혼성 릴레이 5㎞까지 총 7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달 9일 선발전을 통해 오픈워터 수영 종목에 출전할 대표 8명(남4·여4)을 선발했다.
남자 5㎞에는 백승호(29·오산시청)와 조재후(20·한국체대)가 출전했다.
부표를 연결해 만든 폰툰(출발대) 위에 나란히 선 60명의 선수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동시에 일제히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대부분은 어깨부터 발목까지 신체 대부분을 덮는 전신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2010년부터 수영복 길이를 제한하는 경영 종목과 달리, 오픈워터에서는 아직 수영복 규제가 없다.
경기는 1.666㎞를 한 바퀴로 설정해 정해진 구간을 세바퀴 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환점은 노란색 부표로 설치됐고, 코스 중간에는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주황색 부표도 놓였다.
경기 진행을 돕는 운영 요원과 안전요원들도 코스 곳곳에 대기하며 상황을 체크했다. 이들은 레이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동보트가 아닌 카약을 타고 대기했다.
선수들이 관중석 쪽 반환점을 향해 다가오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격려를 보냈다.
레이스가 막바지에 이르고 선수들이 결승점을 향해 다가오자 관중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선수들은 물 위에 설치된 터치패드를 찍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회 첫 금메달의 영예는 53분 22초 1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에 도착한 헝가리의 크리스토프 라소프스키(22)에게 돌아갔다.
선두 그룹이 모두 들어온 후에도 레이스는 한동안 이어졌다.
백승호(29·오산시청)는 57분 5초 30의 기록으로 총 60명의 출전 선수 중 48위를 차지했다. 조재후(20·한국체대)는 59에 올랐다.
경기장을 찾은 한국 관중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레이스를 마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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