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새 빈곤층 의료 프로그램에 쿠바 의사 참여 허용할 듯

입력 2019-07-11 04:18
브라질, 새 빈곤층 의료 프로그램에 쿠바 의사 참여 허용할 듯

기존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 대체…쿠바 의사 2천여명 대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새롭게 마련하는 빈곤층 의료 서비스 프로그램에 쿠바 의사들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 정부는 기존의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을 대체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다음 달 확정해 쿠바 의사들의 참여를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부는 공공의료서비스인 통합보건시스템(SUS)에 따라 쿠바 의사들에게 2년간 활동을 허용하고, 이후 재평가를 거쳐 활동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는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빈곤 지역에 대한 의료 서비스 확충을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영국·스웨덴 등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이 프로그램에 따라 브라질에서 활동한 외국인 의사는 1만6천400여 명이며 이 가운데 쿠바 출신이 8천300여 명이었다.

브라질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쿠바 의사들에게 월급을 직접 주지 않고 쿠바 정부에 전달했고, 쿠바 정부는 일정액을 제외하고 월급을 지급했다. 쿠바 의사들이 실제로 받은 월급은 30% 정도로 알려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당선인 시절 쿠바 정부가 자국 의사들을 '노예 노동'과 다름없는 상황에 빠지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쿠바 정부는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참여한 자국 의사들을 철수시키고 외교 관계 중단을 경고했다.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귀국을 거부하고 브라질에 정착한 쿠바 의사는 2천여 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본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우버 택시 운전이나 병원 행정 업무, 상업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브라질 북동부 바이아 연방대학(UFBA)이 미국 스탠퍼드 대학,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진행한 공동조사 결과 2030년까지 전염병과 영양 결핍 등에 의한 조기 사망자가 10만 명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조사는 브라질 정부가 운영하는 빈곤층 의료 서비스 프로그램이 전면 중단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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