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연락두절' 호주 유학생 풀려나 중국행…"난 괜찮다"(종합2보)

입력 2019-07-04 15:28
수정 2019-07-05 13:34
북한서 '연락두절' 호주 유학생 풀려나 중국행…"난 괜찮다"(종합2보)

도쿄에서 부인과 재회할 듯…억류 사유는 알려지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임성호 기자 = 평양 유학 중 돌연 연락이 끊겼던 호주인 대학생 알렉 시글리(29)가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났다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4일 밝혔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시글리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억류돼 있다 풀려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시글리)는 안전하고 무사하다. 우리는 북한이 그를 석방했고, 그가 안전하게 그 나라를 벗어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그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해 더없이 기쁘다"고 덧붙였다.

호주, 억류됐다 풀려난 유학생에 북한에 가지 말라 경고 / 연합뉴스 (Yonhapnews)

모리슨 총리는 "호주 정부를 대표해 시글리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한 스웨덴 당국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며 "복잡하고 민감한 영사 사건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 정부들과 함께 신중하게 노력해준 결과"라고 치하했다.

그러나 그가 왜 억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모리스 총리는 "스웨덴 당국이 어제 우리 정부에 북측 고위 관리와 접촉해 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시글리 실종 문제를 제기했으며, 오늘 아침 북한이 그를 석방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풀려난 시글리는 이날 무사히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평양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 "괜찮다. 매우 좋다"라고만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시글리는 이날 중 일본 도쿄로 건너가 일본인 부인 유카 모리나가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시글리의 아버지인 개리는 비록 아들의 전화를 받지 못했지만 "아들은 괜찮다. 그는 기분이 아주 좋다. 그는 좋은 대우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서호주 대학의 아시아 지역학 교수인 개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시글리가 베이징에서 안전하게 있다는 소식에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2013년부터 호주에서 '통일려행사'(Tongil Tours)라는 소규모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던 시글리는 작년부터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 과정을 밟다가 지난달 25일부터 연락이 두절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시글리가 지난 24일 늦게 혹은 25일에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만, 평양에 대사관을 두지 않고 서울 주재 대사가 북한 대사직을 겸임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호주 정부는 현지에 대사관을 둔 스웨덴을 통해 시글리의 소재를 파악하고 안전하게 송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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