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 호국보훈 문화행사에 '반공 애니메이션' 상영 논란

입력 2019-07-03 10:12
수정 2019-07-03 10:21
부산 중구, 호국보훈 문화행사에 '반공 애니메이션' 상영 논란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한 기초단체가 지난달 호국보훈의 달 문화행사를 하면서 어린이에게 군사정권 시절 제작된 반공 영화를 상영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인다.

3일 부산 중구시설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사업소는 지난달 11일부터 이달 2일까지 동광동 40계단문화관에서 6·25 맞이 특별 애니메이션 '똘이장군-제3 땅굴 편'을 상영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유신정권 시절 만들어진 한국 최초 반공 애니메이션이다.

깊은 산속에서 동물과 함께 생활하며 숲속의 장군으로 불리던 주인공 똘이가, 부모님이 탈북하다가 붙잡히고 자신은 숲속에 버려지게 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뒤 동물과 함께 공산당 무찌른다는 내용이 나온다.

공산당은 늑대나 돼지 등으로 묘사됐다. 당시 어린이 애국심을 높이고 반공·방첩 의식을 강화하려고 만든 선전 영화다.

하지만 작품 상영을 두고 일부 주민들은 불편함을 숨기지 못한다.

호국보훈 의미를 새기는 문화행사에 선전용 영화를 상영한 것은 부적절하고 남북 교류·협력 분위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작품 선정이라고 말한다.

또 해당 애니메이션을 4차례에 걸쳐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생 100여명이 봤는데, 당시 전쟁과 이념의 대결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이에게 상영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구는 "해당 작품이 6·25전쟁을 배경으로 한 것이고, 전쟁을 경험하고 당시 이 작품을 봤었던 세대에게 추억을 전한다는 의미에서 상영했으나 의도대로 되지 않았던 점이 있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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