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은 인재, 특별법으로 배상해야"…서울서 포럼(종합)

입력 2019-07-02 18:18
수정 2019-07-02 18:52
"포항지진은 인재, 특별법으로 배상해야"…서울서 포럼(종합)

"특별법 없으면 주민들이 소송으로 국가 과실 입증해야 할 실정"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경북 포항시가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 관련 포럼을 열고 특별법 제정을 통한 피해주민 배상을 거듭 촉구했다.

포항시는 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1·15 포항지진 특별법과 피해배상을 위한 포럼'을 열고 "지진 피해의 신속한 보상과 지역재건을 위한 종합적 지원방안 강구를 위해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350여명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지진 피해를 본 주민이 200여명에 달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 자리에서 "포항 지진은 인재라는 정부 합동조사단 발표 이후 정부의 즉각적인 사과와 배상을 기대했지만, 정부와 국회의 소극적인 대처로 포항시민들은 지진 당시보다 더 큰 상처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지난 3월 "지열발전을 위해 굴착한 지열정에 주입한 고압의 물에 의해 지진이 촉발됐다"며 "자연지진이 아니다"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현재 국회에는 포항지진 특별법이 발의돼 있으나 국회 파행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날 토론회 발표를 맡은 김무겸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특별법이 없으면 일반 민사소송에 따라 피해 주민들이 공무원 등 국가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며 "감정 절차나 인과관계 입증 등의 작업으로 피해 구제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판부별로 결론이 다르게 나올 수 있어 형평성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등 다수 국민이 대규모 피해를 보았을 때는 특별법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구체적인 배상이 이뤄졌다"며 포항지진 역시 특별법 제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태 법무법인 도시와사람 변호사도 발표를 통해 "특별법에서 포항지진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범위를 명확히 하고 조사권을 강화해야 한다"며 "과학적, 기술적 전문성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발표가 끝나자 피해 주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포항지진 피해자 대표로 나온 김대명 씨는 "포항지진을 정쟁의 도구로 삼지 말아달라 했는데 정치인들은 정치 수단이자 정치적 기회로 삼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원식 '포항 11·15 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여야가 약속을 어기고 오늘까지도 특별법 처리를 안 하고 있다"며 "민사소송으로 가면 피해 규명에만 엄청난 비용이 들어 피해 주민들이 감당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미선 흥해완파주택 공동주택위원장은 "포항시에서 토지보상법에 의해 매입한다고 하면서 지진 나기 4개월 전에 7천만원 주고 산 아파트를 4천500만원에 사준다고 한다"며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인재라고 밝혀졌으니 자연재해 감정평가액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길현 장양동 지진대책위원장은 "장양동은 포항에서 제일 큰 동네지만 아직 피해조사도 안 돼 있다"며 "특히 상가는 경제활동도 못 하고 임대료만 주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 피해조사가 제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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