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도 건강관리서비스 가능해진다…3만원 넘는 기기도 제공
하반기중 보험사 부수업무로 허용…기존 가입자부터 건강관리서비스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의료 행위가 아니라면 보험회사도 건강관리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올해 하반기 추진된다.
또 앞으로는 보험회사가 3만원을 넘어가는 건강관리 기기를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할 수도 있게 된다.
기존에는 3만원 이하의 비교적 저렴한 건강관리 기기만 제공할 수 있어 걷기 목표 달성 시 할인해주는 상품만 출시됐다면 앞으로는 구강 세균을 측정하는 기기 등을 통해 더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협회 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상품·서비스 활성화 현장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정책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앞서 2017년 11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걷기만 해도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등 다양한 보험상품이 출시됐지만, 보험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건강관리 서비스의 범위와 방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더 적극적으로 서비스가 어려웠다.
올해 5월 보건복지부가 '비(非)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 및 사례집'을 통해 의료법상 의료 행위와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를 분명하게 구분함에 따라 이번 지원 방안이 마련됐다.
금융위는 우선 올해 하반기 안에 기존 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보험회사의 부수 업무로 인정해줄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이미 보험사들이 부수 업무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주 기초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복지부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계기로 건강관리 서비스를 보험상품 판촉용으로 활용하지 말고, 하나의 비즈니스 영역으로 삼도록 부수 업무로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의료 행위가 분명해짐에 따라 보험사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제시하는 고혈압 예방·관리 사항 등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병원 내원일 알람 서비스도 할 수 있게 된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위험한 상태가 되면 병원 내원 등을 권고할 수도 있다.
금융위는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먼저 건강관리 서비스를 하도록 하고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내년 중 기존 보험상품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3만원이 넘는 건강관리 기기를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직접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행법은 보험계약 체결 시 금품 등 특별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데, 건강증진 효과를 통계적으로 입증할 기기를 금품이 아니라 '보험료 할인'으로 유권해석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당장은 10만원 이하의 기기만 제공할 수 있게 했다. 값비싼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지급하는 등 보험회사끼리 과도하게 판촉 경쟁을 벌일 수 있어서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내년 중 신용정보법 개정을 통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위해서도 가입자의 건강·질병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복지부의 유권해석 시스템을 통해 건강관리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지속해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보험회사의 건강관리 서비스가 활성화하면 금융소비자의 건강관리 노력 유도, 보험회사의 손해율(보험금 지급 비율) 하락, 의료비 절감을 통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등의 기대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그동안의 보험이 사고에 따른 피해를 보상하는 방식이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혁신 기술을 통해 사고 그 자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보험회사와 헬스케어 업계가 더 많은 혁신을 이루도록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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