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야구단 김태군 "성공한 포수 명성 계승에 부담 느껴"

입력 2019-06-30 17:26
경찰야구단 김태군 "성공한 포수 명성 계승에 부담 느껴"

"2년 간 경찰 복무하며 야구할 기회 얻어…후배들 기회 놓친 것 아쉬워"



(고양=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경찰야구단 포수 김태군(30)은 차분하게 마지막 홈경기를 치렀다.

전역을 앞둔 마지막 홈경기라고만 생각하면 즐겁게 경기를 치렀겠지만, 경찰야구단의 마지막 홈경기라는 의미가 더 큰 탓에 맘껏 웃을 수도 없었다.

김태군은 30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 경찰야구단에서 열린 2019 KBO 퓨처스(2군)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번외 홈경기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을 올렸다.

경찰야구단은 마지막 홈경기에서 8-5로 승리했다.

경기 전 만난 김태군은 "마지막 홈경기, 특별하긴 하지만 평소처럼 경기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평소처럼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태군은 경찰야구단 마지막 기수다. 김태군 등 11기가 8월 12일 전역하면 경찰야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 전인 7월 10일 서산 한화 이글스전을 치르면, 더는 KBO리그 공식 경기에 나설 수 없다.

김태군은 "서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는 기분이 이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야구단은 '스타의 산실'이었다. 유망주가 경찰야구단에서 성장해 1군에 자리 잡는 사례가 참 많았다.

역대 KBO리그 프리에이전트(FA) 두 번째 규모인 4년 125억원에 계약한 포수 양의지(NC 다이노스)가 대표적이다. 양의지는 2기로, 2008∼2009년에 경찰야구단에서 뛰었다.

김태군은 "양의지 선배, 최재훈(한화 이글스) 선배 등 경찰야구단 출신으로 1군에서 성공한 포수가 많다. 나도 곧 경찰야구단 출신 포수가 되는데 그 명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마지막 경찰야구단 출신 포수라는 점이 그에게 더 책임감을 안길 수도 있다.

그는 "7월 10일 경찰야구단 경기 일정이 끝난 뒤에도 열심히 훈련할 생각이다. 나는 경찰 복무를 하면서 야구 선수로도 뛰는 기회를 얻었다. 기회를 얻은 만큼 전역 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태군은 전역 후 원소속팀 NC에 복귀해 곧바로 1군에 합류하면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는다.

야구 선수에게 부를 쌓을 수 있는 가장 큰 기회인 FA를 앞두고도 김태군은 "모든 건, 전역 후에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는 아직 에이전트도 선임하지 않았다.

김태군은 "나는 경찰 신분이다. 전역할 때까지는 경찰야구단 소속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군이 얻은 기회를 후배들은 얻지 못한다. 김태군은 "후배들이 이 기회를 얻지 못하는 건 정말 아쉽다"고 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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