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죽음에 죽음 잇는 노동현장 비극…이보다 절박한 문제 없다"

입력 2019-06-18 18:59
김훈 "죽음에 죽음 잇는 노동현장 비극…이보다 절박한 문제 없다"

산안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호소문…"일하다가 죽지 않게 해달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김훈 작가가 18일 "노동현장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하위법령을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시민사회단체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 작가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호소문에서 "정부는 죽음에 죽음을 잇대어가는 노동현장의 비극을 깊이 성찰해달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해마다 2천400여명의 노동자가 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다가 죽어 나가고 있다"면서 "정부의 통계 밖에서 잊히는 죽음도 수없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원안대로 (산안법) 시행령이 제정되면 내년에, 그리고 그다음 해에 매년 2천400여명의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죽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작가는 특히 기업을 향해 "위험한 일을 영세한 외주업체에 하도급해서 책임을 전가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의 행위는 경영의 합리화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수한 죽음 위에서만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고 투자 의욕이 살아나는 것이냐"며 "노동자가 죽지 않게 안전을 강화하고 책임을 감수하는 일은 기업가 정신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무수한 죽음에 대해서 어찌 이처럼 아둔한 것이냐"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보다 더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작가는 "(이런) 참혹한 사태는 기업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과 야만의 문제"라며 "우리는 야만적인 약육강식에 반대하고 이 야만을 법제화하는 시행령에 반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해마다 죽어야 하는 이 사태는 땀 흘려서 경제를 건설하고 피 흘려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국민의 뜻을 배반하고 역사의 발전을 역행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하위법령 개정 요구와 관련, "우리의 요구는 일하다가 죽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일하다가 죽지 않는 나라,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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