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프리카서 영향력 확대 모색…美英佛 견제 목적"
가디언 "푸틴 측근 프리고친 주도…일부 국가 대선에도 개입" 주장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러시아가 아프리카에서 통치자와의 관계 설정 및 병력 거래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담긴 문건을 영국 일간 가디언이 확보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올리가키(신흥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친이 주도하는 이 전략의 목적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세력을 견제하고 '친서방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서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런던의 조사 단체 '도시에 센터'에서 입수한 문건들 가운데는 프리고친과 연계된 '기업들'과 아프리카 정부의 정치·경제·군사·언론 분야의 협력 관계를 1∼5등급으로 분류한 지도도 포함됐다.
이 문건에 따르면 중앙아프리카 공화국과 수단, 마다가스카르가 최고 등급인 5등급을 받아 러시아 외교부·국방부 고위 관리와 협업 관계인 '기업들'과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디언은 또 러시아가 마다가스카르와 수단의 대선에 개입했으며, 프랑스령인 인도양의 코모로와 프랑스 정부의 갈등을 부추기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러시아의 국제협력기관인 '루스키 미르'를 모델로 한 '범아프리카 의식'(pan-African consciousness)을 부활시키고 친러파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 거주하는 아프리카인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방안도 계획했다.
가디언은 프리고친의 이러한 계획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언론에 대한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리고친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한편 러시아는 오는 10월 남부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첫 번째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연다.
정치·경제·문화 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회의는 푸틴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주재하며 아프리카 50개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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