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없어서 걱정, 넘쳐서 걱정' 광주 초교 빈익빈 부익부 심화
'임대아파트 창피해' 집 앞 학교 두고 먼 곳으로 보내…일부 위장 전입 의혹도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출산율 감소로 학생 수 감소세가 가파른데도 광주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콩나물 교실을 걱정하고 있다.
주거 환경, 학군 등 영향에 따른 '부익부'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일각에서는 위장 전입 의혹까지 나온다.
5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북구 A 초등학교 신입생은 지난해 46명에서 올해 23명으로 반 토막 났다.
걸어서 10분 거리인 B 초교 신입생은 135명에서 153명으로 늘었다.
A 초교 주변은 상대적으로 구도심이어서 인구가 줄어들고, B 초교 주변은 새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전입·전출이 안정화했다.
이런 추세가 반영된 결과지만 두 학교 학생 수 증감에는 임대아파트 근처 학교를 꺼리는 학부모 심리도 추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A 초교와 가까운 곳에 살면서도 더 멀리 떨어진 B 초교에 다니는 학생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학교 안팎에서는 위장 전입 의혹도 나온다.
임대아파트와 넓은 평수 아파트가 섞인 지역에서는 학부모 사이에 미묘한 '밀고 당기기'가 감지되고는 한다.
뜨거운 교육열로 '광주의 대치동'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남구 봉선동 학교는 과밀로 몸살을 앓는다.
C 초교는 32학급, 889명으로 학급당 학생이 27.8명에 달한다.
광주시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설정한 학급당 인원 기준은 24.5명, 실제 학급당 평균 인원은 22.8명이다.
광주 남구청 인터넷 민원 게시판에는 대책을 촉구하는 학부모의 민원이 밀려들었다.
"급식을 마음 편히 못 먹고 방과 후 수업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과밀 대책을 촉구하거나 위장 전입을 의심하는 내용이었다.
봉선동 인근 택지지구 개발로 과밀이나 위장 전입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주민등록법은 주민등록과 관련해 거짓 사실을 신고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지만, 학부모들의 경계심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교육 당국이나 지자체도 막연한 의심만으로는 단속에 나설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위장 전입 사례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면적으로 실태를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동사무소와 협조해 불법행위가 있는지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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