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기능 저하 땐 시험관아기 시술해도 자궁외임신 위험 커"
서울대병원·고대구로병원 "정상 난소기능보다 자궁외임신 4.3배↑"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출산 연령의 고령화 등으로 난소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시험관아기(체외수정) 시술을 해도 자궁외임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궁외임신은 수정란이 자궁이 아닌 난관이나 난소, 복막, 자궁경관 등에 착상되는 질환을 말한다. 자궁외임신이 자궁 및 난관파열 등으로 이어져 많은 양의 피가 한꺼번에 나오면 임산부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발견 즉시 수술해야 한다.
서울대병원·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연구팀(교신저자 구승엽 교수)은 2013∼2017년 두 병원에서 43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체외수정 시술을 분석한 결과 난소기능 저하와 체외수정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체외수정 시술 여성의 혈중 항뮬러관호르몬, 난포자극호르몬, 인간융모성선호르몬 농도와 초음파 소견 등으로 난소기능 저하 여부를 판별했다. 그 결과 전체 시술 대상자 중 75명(17.4%)에서 난소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난소기능 저하가 자궁외임신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난소기능이 저하된 여성의 체외수정 시술 이후 자궁외임신 비율은 10.7%로, 정상 난소기능 여성의 2.5%보다 4.28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그동안 난소기능 저하가 자연임신을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이번 연구로 체외수정 시술에서도 자궁외임신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승엽 교수는 "난소기능이 저하된 여성은 난소에서 배출되는 난자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면서 "만약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거나 이유 없이 3개월 이상 중단됐을 때는 반드시 난소기능 검사를 받고 나서 시험관아기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연세의학저널(YMJ)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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