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사라졌어요"…5월 33도 폭염에 주말 '피서 인파'

입력 2019-05-26 16:23
"봄이 사라졌어요"…5월 33도 폭염에 주말 '피서 인파'

공원 나무 그늘은 돗자리 '명당'…시원한 영화관·쇼핑몰도 북적

고속도로 서울방향 정체…오후 9~10시 정체 해소될 듯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5월의 마지막 주말인 26일 낮 기온이 30도 내외까지 오르며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30.2도, 인천 26.1도, 춘천 31도, 강릉 33.5도, 대전 31.3도, 전주 29.8도, 광주 25.4도, 대구 32.2도, 부산 24.3도 등이다.

때 이른 더위를 피하기 위한 시민들로 시내 공원이나 냉방 시설이 갖춰진 실내 공간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내 공원에서는 그늘에 돗자리를 펴 놓고 더위를 피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산책로보다는 나무 그늘과 매점 앞 파라솔 벤치 등이 '명당'이 됐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만난 이모(57)씨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외출을 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오래 돌아다니기보단 그늘에 머물며 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돗자리 위에서 김밥과 과일 등 미리 준비한 도시락을 꺼내 놓고 지인들과 대화하며 연신 손부채를 부쳤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나온 양모(32)씨는 비교적 짧은 봄을 아쉬워했다. 그는 "5월이면 포근한 봄이 절정에 달할 때가 아닌가"라며 "더워도 너무 덥다. 이제 우리나라가 사계절이라는 것은 옛말인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찾은 관광객들은 5월 더위에 당황하기도 했다.

한 식당 대기 줄에 서 있던 일본인 관광객 하토리 카에데(24)씨는 "지난해 5월에도 한국에 왔지만, 그때와 비교해 너무 덥다"며 "작년에는 긴 팔에 긴바지를 입어도 괜찮았는데 지금은 힘들다"며 미간을 찡그렸다.

하토리 씨의 친구 다나카 요코(24)씨는 자신이 입은 긴 바지를 가리키고는 "일본에서 유행인 스타일이라 입었는데 후회가 된다"며 웃었다.

실내 쇼핑몰이나 실내에서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도 많았다.

다섯살 난 딸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를 찾은 A(39)씨는 "딸이 어려서 더운 날씨에 밖에서 오래 돌아다니면 힘들어한다"면서 "에어컨이 나오는 실내에서 오후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온 황모(28)씨는 "바깥이 워낙 더워서 영화관에 사람이 몰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예매하기가 어렵지 않았다"면서 "미세먼지도 심하지 않다고 하니 영화를 본 뒤에는 산책이라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모(31)씨는 "너무 더워서 나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 "창문을 열어놓고 집에 가만히 있으면 땀이 날 정도는 아니라서 다행이다. 오늘은 집에서 가만히 있어야겠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나들이 차량이 몰리며 서울 방향 고속도로에서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청주분기점~옥산IC, 서초IC~반포IC 구간 등에서 차들이 거북이걸음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은 당진IC~송악IC 구간, 영동고속도로 인천 방향은 면온IC~동둔내 하이패스IC 구간 등에서 차들이 제 속도를 못 내고 있다.

이날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412만대로 예상됐다.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1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6만대가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방향 고속도로는 오후 5~6시 정체가 절정에 달했다가 오후 9~10시 해소될 전망이다.



p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