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회색지대' 전술에 대응할 美전략 확보돼야"

입력 2019-05-15 07:01
美전문가 "北 '회색지대' 전술에 대응할 美전략 확보돼야"

제3자 제재·해상차단 강화·대북확성기 및 전단 등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북한이 무력시위로 대미·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북한의 '회색지대' 전략에 맞선 미국의 전략이 필요하다는 미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다.

김두연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은 14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에 맞선 회색지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미 외교매체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최근 있었던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거론하며 "이는 김정은 정권이 전쟁과 평화 사이라는 회색지대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법을 잘 알고 있음을 상기시켜준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집권한 이후 한미일을 상대로 보복까지 이르지는 않을 도발을 통해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해 왔으며 김 위원장의 대외정책 성공은 이런 '회색지대' 전술의 노련한 이용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군사적 충돌의 전면적 심화를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며 이득 및 영향력 확보를 추구해 왔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미국 역시 북한의 전략에 대응해 회색지대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 대한 징벌적 대응으로 외교적·경제적 지렛대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상업 거래활동을 하는 제삼자에 대한 제재 부과나 한국과의 협력을 통한 해상 불법행위 차단 강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또 대북 확성기방송과 전단 등의 재개 및 강화로 대북 관여 중단 없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불쾌감을 전달할 수 있으며 북한의 사이버전에 대한 한미일의 공조 지속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고강도 도발에 나설 경우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규탄성명 이상의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B-1B나 B-2 같은 전략폭격기 등의 참여를 보류한 수준에서 동맹 간 연합훈련을 재개하고 북한이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경우 전략자산도 훈련에 합류시켜야 한다면서 을지프리덤가디언이나 비질런트 에이스 같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재개 검토 필요성도 거론했다.

김 연구원은 "'화염과 분노'가 나쁜 행위를 징벌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북한의 회색지대 전술을 모른 척 하는 것은 북한을 대담하게 만들 뿐"이라며 "(대북) 경제·외교·군사적 압박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줄이는 신중하고 전술적인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기고문을 맺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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