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 숲길 '마지막 퍼즐' 구간 가보니…주택가 속 힐링 산책로

입력 2019-05-11 13:24
경춘선 숲길 '마지막 퍼즐' 구간 가보니…주택가 속 힐링 산책로

서울과기대∼공덕2철도건널목 400m 구간…총 6㎞ 숲길 완성

박원순 "경춘선 숲길 개통은 '큰 거 한방'…일대 활성화"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11일 서울 노원구 하계동 행복주택 옆 경춘선 숲길은 이른 아침부터 행인들로 북적였다. 이제 막 이파리가 자라기 시작한 가로수 밑으로 갓 심은 코스모스 등 갖가지 꽃들이 빼꼼히 싹을 내밀었다.

숲길 곳곳에 자리한 벤치에서는 시민들이 햇볕을 즐겼다.

벤치에 앉으면 맞은 편으로 빌라촌이 내다보였다. 숲길이 아니었다면 평범한 서울 주택가처럼 보였을 동네였다.

행복주택 주변 구간은 경춘 철교에서 서울 북쪽을 가로질러 구리시까지 이어지는 경춘선 숲길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입구부터 공덕제2철도건널목까지 이어지는 0.4㎞ 길이의 이 구간은 지난 4년간 행복주택 공사로 끊어졌다가 이날 정식으로 개통됐다. 2013년 첫 삽을 뜬 지 6년 만에 경춘선 숲길 6㎞ 전 구간이 연결된 것이다.

경춘선 숲길은 2010년 12월 열차 운행이 중단된 이후 방치됐던 경춘선 폐선 부지를 서울시가 2013년부터 선형공원으로 탈바꿈시키면서 탄생했다.



개통은 크게 3단계에 걸쳐 이뤄졌다. 2015년 5월 1단계(공덕제2철도건널목∼육사삼거리 1.9㎞), 2016년 11월 2단계(경춘 철교∼서울과학기술대 입구 1.2㎞), 2017년 10월 3단계(육사삼거리∼구리시 경계 2.5㎞)가 개통됐다.

경춘 철교를 시작으로 구리시 경계까지 숲길을 따라 걸으면 약 두 시간이 걸린다.

서울시는 작년 말 마지막 행복주택 구간을 임시 개통하고, 마무리 공사를 벌였다.

방문자센터에서 옛 화랑대 역사 방면으로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구름다리를 통해 마지막 구간으로 이어진다.

다리를 건너면 철길이 사라지고 숲길이 나타난다. 숲길 왼편으로 산책로, 오른편으로는 자전거 도로가 이어진다.

숲길 주변이 주택가이다 보니 상가가 밀집한 연남동 일대 경의선 숲길보다는 한적하고 조용했다.

인근 주민 김지연(32) 씨는 "연남동보다는 조용하고 깔끔해서 좋다"며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라고 흡족해했다.

그러나 앞서 개통한 구간과 비교하면 나무를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소 휑한 느낌을 줬다. 게다가 화랑대 방면으로 가려면 차도를 건너야 해 '막힘 없이 걸을 수 있다'는 서울시의 설명과는 차이가 있었다.

한 시민은 "철길을 따라 쭉 걸어갈 수 있게 해놓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울시는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이 일대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날도 개통식과 함께 벼룩시장, 개통 기념 전시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렸다.

박원순 시장은 개통식에서 "시장이 되고 나니 사람들이 내게 '큰 거 한 방'을 하라고 했지만 나는 시민이 행복하다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추진해왔다. 그러나 경춘선 숲길은 큰 거 한방"이라며 "가족이 함께 걸으면 행복을 느끼는 게 큰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통에 그치지 않고 지역 대학과 함께 일대를 '연트럴파크'(경의선 숲길) 못지않은 곳으로 만들어 지역 경제가 살아나게 해야 한다"며 "주민이 주체가 돼 유지·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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