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대중국 관세 결국 인상 하락 출발

입력 2019-05-10 23:07
뉴욕증시, 대중국 관세 결국 인상 하락 출발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10일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결국 올리는 등 무역 긴장이 고조된 데 따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56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36포인트(0.44%) 하락한 25,716.00 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84포인트(0.34%) 내린 2,860.8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22포인트(0.34%) 하락한 7,883.37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중 무역갈등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양국은 전일 협상에서 이렇다 할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는 예고했던 대로 이날 자정을 기해 25%로 인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침 잇따라 트윗을 올리며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을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absolutely no need to rush)"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산 제품 추가 3천250억 달러어치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위한 작업도 시작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으로부터 거둬들이는 막대한 관세가 미국을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무역 합의 무산에 따른 농민 등 지지층의 반발을 고려한 듯 중국으로 받는 관세 수입으로 미국 농산물을 사들여 대외원조용으로 사용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과 막판에 합의를 다시 하려 해서는 안 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등과 다르다는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침 트윗 공세로 양국의 무역갈등 장기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다.

중국도 맞대응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어쩔 수 없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제11차 중미 무역 고위급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미국이 중국과 함께 노력해 협력과 협상의 방법을 통해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 류허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양국 협상단은 이날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다만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이 전일까지 선적된 제품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높아진 관세 부과 대상인 이날부터 선적된 제품이 미국에 도달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해당 기간 양국이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의 전략가들이 이런 분석을 내놨다.

장 초반 무역정책에 민감한 기업들의 주가는 약세다. 캐터필러 주가는 1.1%가량, 보잉 주가도 0.7%가량 하락세다.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는 안도감을 제공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를 기록해 시장 예상 0.4%보다 낮았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2.0% 올랐다.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1%, 전년동기 대비 2.1% 올랐다. 시장은 근원 물가가 전월 대비 0.2%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가 매우 낮다는 트윗을 올리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낮은 물가를 고려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양국의 협상 추이를 지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도이체방크의 지웨이 장 아시아 대표 경제학자는 "우리는 여전히 양측이 궁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무역 전쟁이 양측에 매우 고통스럽지 않은 정도인 만큼 단기간에 합의가 이뤄질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빠르게 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관세에 따른 중국 성장률 타격이 연율로 0.2%포인트 수준으로 보이는데, 이정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강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69% 올랐다.

국제유가도 상승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21% 상승한 61.83달러에, 브렌트유는 0.45% 오른 70.71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6.7% 반영했다.

jw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