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패배 英 집권 보수당, 유럽의회선거도 참패 우려 ↑
사실상 중앙당 차원 선거 캠페인 없어…입후보자들 불만 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에 집중…선거 이전 EU 탈퇴법률안 상정 전망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이달 초 열린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영국 집권 보수당이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열린 '2019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은 지방의회 의석수가 무려 1천300개 이상 감소하는 기록적인 패배를 맛봤다.
10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보수당 내부 분석 결과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극우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신당인 브렉시트당과 제1야당인 노동당, 자유민주당,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신당인 '체인지 UK'는 물론 녹색당에도 뒤지면서 6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보수당의 유럽의회 의석수 역시 현재의 22석에서 한 자릿수로 줄어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보수당이 사실상 유럽의회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테리사 메이 총리를 비롯한 내각은 그동안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은 브렉시트(Brexit)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만큼 유럽의회 선거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유럽의회가 새로 시작되는 오는 7월 2일 이전에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의회를 통과하면 이번에 선출된 유럽의회 의원들이 실제 활동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선거에는 참여하지만 선출된 의원들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는 어정쩡한 입장을 보인 셈이다.
보수당의 한 유럽의회 선거 입후보자는 당이 마치 선거가 열리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수당이 유럽의회 선거 관련 공약을 내놓지 않은 데다, 선거자금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입후보자들은 개인 자금으로 선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 초 브랜던 루이스 보수당 의장이 메이 총리를 만나고 난 뒤 다음 주 메이 총리가 유럽의회 선거 메시지를 담은 연설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총리실은 이와 관련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메이 총리는 유럽의회 선거보다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는 유럽의회 선거가 실시되는 23일 이전에 EU 탈퇴 법률안을 의회에 상정하거나, 다양한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하원 표결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메이 총리가 전날 총리 지방관저인 '체커스'에서 민주연합당(DUP) 알린 포스터 대표와 나이절 도즈 하원 원내대표 등을 만난 것 역시 다시 한번 브렉시트와 관련한 DUP의 지지를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2017년 총선 이후 사실상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DUP는 브렉시트 합의안과 관련해서는 메이 총리와 이견을 보이면서 승인투표(meaningful vote)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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