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체에 韓 "단거리 미사일"-美 "탄도미사일" 평가(종합)

입력 2019-05-10 11:42
수정 2019-05-19 16:59
北 발사체에 韓 "단거리 미사일"-美 "탄도미사일" 평가(종합)

4일 발사 전술유도무기와 외형 동일…軍 "같은지는 분석중"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 당국은 10일 북한이 전날 평북 구성지역에서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미사일에서 범위를 더 좁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걸리는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것으로 외신이 보도해 양측 평가가 미묘하게 엇갈렸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통해 "(어제 쏜 발사체는) 현재까지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미 공동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언론이 탄도미사일로 보도하고 있는 것은) 펜타곤(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으며, 미국은 소형 단거리 미사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이 미국 동부시간으로 목요일(9일) 이른 시간에 북한의 북서부 지역에서 복수(multiple)의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며 "미사일은 발사장으로부터 동쪽으로 비행해 바다에 떨어지기 전까지 300㎞ 이상을 비행했다"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의 실체에 대해 한미의 정보 판단이 엇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고 밝히지 않았다"면서 "현재까지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군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이 탄도미사일인지, 순항미사일인지에 대해 "지금은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것만 얘기할 수 있다. 나머지는 한미가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그 결과는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미사일은 로켓·제트엔진 등으로 추진돼 유도장치에 의해 목표 타격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유도되는 무기를 통칭하며, 그중 탄도미사일은 발사된 후 대기권 안팎을 탄도를 그리며 날아가는 미사일을 지칭한다.

또 군 당국은 전날 단거리 미사일과 지난 4일 발사체가 동일한 기종인지에 대해 "이번에 발사한 것과 같은지는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하고 있다"며 "다만, 이동형 발사대가 지난 4일에는 차륜형이었지만, 9일은 궤도형이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전날 발사한 미사일은 지난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쏜 것과 탄체 외형이 동일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추정하지만, 이번의 이동식발사차량(TEL) 바퀴는 전차 궤도형이었다.

군 관계자는 "4일과 9일에 발사한 것에 (이동발사대에서) 외형적 차이가 있고, 발사체 비행특성이 상이한 점을 고려해서 한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군은 이번에 발사된 단거리 미사일이 고도 45∼50㎞로 비행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9·19 합의서에 이 부분에 대한 조항이 분명히 있지는 않아서 위반이라고 규정하기는 제한된다"며 "다만, 9·19 군사합의에서 긴장 완화에 대해 노력하기로 한 부분이 있어서 취지에 어긋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또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에 인근 지역에서 (포)사격이 있었지만, 사격 방향과 지역이 달라서 2발에 대해서만 공지했다"고 덧붙였다.

군 일각에서는 북한이 호도반도에서 최대사거리로 이번과 같은 단거리 미사일을 쏠 경우 일본 EEZ(배타적경제수역) 안에 낙하할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일본의 반발을 초래하는 점 등을 고려해 평북 구성에서 내륙 관통 방식으로 쏘았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2발의 비행거리가 각각 420여㎞, 270여㎞라는 것은 '다종다양한 타격목표'들을 겨냥한 사거리 조정능력을 시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작년 9월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에서 등장한 신형 152㎜ 자주포를 처음 사격한 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북한판 K-9 자주포'로 불리는 신형 자주포의 사거리는 40여㎞ 이상일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재래식 전력도 현대화하고 있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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