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은 종료, 학교는 유지'…세종 주택 특별공급 개선안 논란
행복청 "학교는 별도 기관, 신설 이후 5년 동안 특별공급 혜택 가능"
'이전 대상기관도 아닌데 특혜'…교원 인사때 신설 학교 쏠림현상도 우려
(세종=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에 들어서는 신설 학교 종사자는 세종시교육청과는 달리 '이전 대상기관 주택 특별공급'을 지속해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학교는 별도 기관으로 봐 신설 이후 5년 동안 특별공급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때문이다.
중앙 부처와 달리 학교는 이전 대상기관도 아닌데 특별공급 대상에 별도로 포함한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특별공급을 받으려는 교사와 교직원들의 신설 학교 쏠림현상으로 인사 과정에서 잡음도 우려된다.
10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에 따르면 최근 마련해 발표한 '행복도시 입주 기관·기업 특별공급제도 개선안'에는 2019년 12월 말로 일괄 종료예정이던 특별공급 기한을 '세종시 입주 기관으로 지정된 날로부터 5년'으로 바꾸는 내용이 담겼다.
행복도시에 이전·설치되는 국가 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교육·연구·의료 기관, 기업 종사자는 모집 공고일 현재 대상기관에 근무하면 1회에 한 해 특별공급 기회를 얻었다.
아파트 분양 물량의 50%가 배정되고, 취득세와 등록세를 감면받았다.
이번 개선안에 따라 기존 특별공급 대상 213개 기관 중 131개가 2020년 이후 대상에서 제외된다.
특별공급 대상 기관·기업으로 지정된 이후 새로 채용되거나 전입한 종사자도 배제된다.
2015년 3월부터 특별공급 대상이 된 교육청은 2020년 3월로 기한이 만료된다.
하지만 일선 학교는 교육청 소속임에도 특별공급 대상을 선정할 때 별도 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지속적인 혜택을 받게 됐다.
현재 특별공급 대상 213개 기관 가운데 유치원·초등·중·고등학교는 96곳으로 45%를 차지한다.
이 중 2015년 이후 신설된 학교 71곳은 2020년 이후에도 특별공급 혜택을 받는다.
올해 1월 신설된 4-1 생활권 솔빛숲유치원과 솔빛초등학교는 2024년 1월이 특별공급 만료 시점이 된다.
예컨대 특별공급 기한이 만료된 교육청 교사·직원이 2020년 이후 인사에서 솔빛초등학교로 발령받으면 2024년까지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다. 신규 채용·전입이 아닌 정기 인사에 따른 근무지 이동이기 때문이다.
현재 151곳인 세종시 유치원·초등·중·고등학교는 2030년까지 221곳으로 늘어난다.
특별공급 제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2035년까지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설 학교로 근무지를 옮기려는 종사자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특별공급을 받으려고 혜택이 없는 읍·면 지역보다 동 지역 학교를 선호하는 현상이 2020년부터는 신설 학교 쏠림현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정기 인사 과정에서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중앙 부처와 달리 이전대상 기관도 아닌데 일선 학교를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한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공무원은 "일선 학교를 별도로 특별공급 대상기관에 포함한 자체가 논란의 불씨를 키운 것"이라며 "행복청은 규제 심사 과정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행복청 관계자는 "학교가 교육청과 별개로 특별공급 대상기관으로 설정된 게 맞다"며 "일단 개정안을 시행한 뒤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지켜보고 개선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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