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수용 드론' 수출 박차…"리비아 내전서도 사용돼"

입력 2019-05-08 12:28
中, '군수용 드론' 수출 박차…"리비아 내전서도 사용돼"

미국과 달리 수출 제한 없고 가격도 싸 인기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리비아 내전에서 중국의 군수용 드론이 사용되는 등 세계 시장에서 중국산 군수용 드론이 급속히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유엔 전문가 패널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리비아 반군인 리비아국민군이 중국산 군사용 무인기 '윙룽(중국명 이룽·翼龍)'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때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유엔이 인정하는 서부의 통합정부와 동부를 장악한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의 세력으로 나뉘어 있다.

양측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달 하프타르의 리비아국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공습하고 진격했으나 정부군의 방어망을 뚫지는 못했다.

유엔 전문가 패널은 지난달 반군의 트리폴리 공습 이후 그 잔해를 조사한 결과 중국산 공대지 미사일의 파편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중국은 군사용 드론 윙룽을 개발한 데 이어 감시·정찰, 지상공습 등 다목적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윙룽 Ⅱ' 등을 개발해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달 리비아 반군의 트리폴리 야간 공습 때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운영하는 윙룽 Ⅱ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는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이 운영하는 중국산 드론 'CH-4B'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산 군사용 드론이 이처럼 널리 쓰이는 것은 미국과 달리 군사용 드론 수출에 제한을 두지 않는 데다, 미국산 드론보다 가격이 훨씬 싸 제3세계 국가들이 선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티머시 히스 선임 연구원은 "미국 정부는 드론이 정치적 반대파나 소수 집단 등을 살상하는 데 쓰일 것을 우려해 수출에 제한을 뒀지만, 중국은 이러한 제한이 없어 누구나 이를 사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중국산 군사용 드론이 미국산보다 훨씬 싸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무기가 전 세계의 정치적 갈등이나 내전 등에서 점점 더 많이 쓰일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러한 세계 시장 장악 노력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지난해 자국 방위산업체들이 군사용 드론을 포함한 무기를 해외에 판매할 때 적용했던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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