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5개월째 방사성폐기물 반입 중단 '개점휴업'

입력 2019-05-08 11:27
수정 2019-05-08 11:47
경주 방폐장 5개월째 방사성폐기물 반입 중단 '개점휴업'

시의회·민간단체 중단 요구…원자력환경공단 "조사단 결과 나와야 재개"



(경주=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5개월째 개점휴업 상태다.

8일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한울원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1천 드럼(드럼당 200ℓ)을 경북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에 들여놓은 뒤 현재까지 방사성폐기물을 반입·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폐기물 반입 중단 장기화는 2010년 경주 방폐장 운영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은 경주시의회와 경주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가 폐기물 반입과 처분을 중단하라고 요구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경주시의회와 민간환경감시기구는 방폐장에 바닷물이 유입되는 점과 일부 방사성폐기물의 방사능 수치가 잘못된 점을 문제 삼았다.

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1일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방폐장에 들어온 폐기물 가운데 36%에서 방사능 분석 데이터 오류가 발생했다"며 반입·처분 중단과 방지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간환경감시기구도 지난해 11월 "원자력환경공단의 업무에 대한 모든 신뢰가 무너졌고 이는 도덕적 해이와 무능이 문제"라며 재발방지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원자력환경공단은 "건설단계에서 바닷물 영향을 고려해 시공했고 지하수는 바닷물 영향이 있지만 주변 지역 바닷물 염소이온 농도의 약 4% 수준이어서 배수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발생한 방사능 분석 오류는 지난해 7월 원자력연구원이 자체 확인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고했고 원자력안전위가 지난해 9월부터 특별검사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부터 방사성폐기물을 반입하지 못하면서 원자력환경공단은 5개월째 사실상 휴업 상태다.

각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은 방폐장에서 처분하지 못해 각 원전에 보관 중이다.

방폐장 바닷물 유입, 폐기물 데이터 오류 문제와 관련해 민관이 올해 1월 '방폐물 관리 안전성 확보를 위한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하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경주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 4명, 경주시 1명, 주민대표 4명, 전문가 4명, 시민단체 1명, 한국원자력환경공단 3명, 한국원자력연구원 2명으로 구성됐다.

조사단은 아직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민관합동조사단이 결론을 내놓기 전에는 방폐장에 폐기물 반입이나 처분이 불가능하다"며 "조사단 결과가 나오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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