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저지선 뚫은 '전자 발의'…시스템 도입 후 첫 사례 기록(종합)

입력 2019-04-26 19:59
한국당 저지선 뚫은 '전자 발의'…시스템 도입 후 첫 사례 기록(종합)

與, 인편·팩스·이메일 번번이 좌절되자 오늘 오전 '마지막 카드'로 시도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설승은 기자 =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자유한국당의 '육탄저지'를 뚫고 26일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을 통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4법 발의를 모두 마쳤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물리적 저지로 '패스트트랙 4법' 중 검경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대로 제출을 하지 못하다가 이날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을 통해 저지선을 돌파했다.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으로 법안이 발의된 것은 시스템 구축 후 처음이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이 도입된 것은 14년 전인 지난 2005년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 시스템을 통해 법안이 제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이철희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안 제출 직후 의원총회에서 "지난 국정감사 때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을 한 명도 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인터넷 시스템을 통해 법안을 제출할 수 있게 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은 각 의원실에 부여된 아이디로 인트라넷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다. 이번에 의안과 직원들은 점거된 사무실이 아닌 다른 사무실에서 시스템에 접속해 의안 접수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전날 인편에 이어 팩스, 이메일을 통한 법안 제출이 한국당의 방해로 무산되자, 이날 오전 '마지막 수단'으로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을 통한 발의를 시도했다.

문제는 그동안 한 차례의 이용사례가 없어 민주당이나 의안과 역시 모두 자신이 없었던 점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께 전자 입법발의시스템으로 법안 제출을 시도했지만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후 수차례 오류를 시정하는 복구 과정을 거쳐 이날 오후 5시께 모든 발의 절차를 마쳤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당 소속 보좌관들이 지난 국감에서 사용이 소홀하다고 지적된 이 시스템을 떠올려 이를 이용해 발의를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며 "비밀리에 진행해 한국당의 허를 찔렀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사무처 차원에서는 전자 입법발의시스템 이용을 독려했었지만 방법이 생소하고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보니 의원실에서 거의 이용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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