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위 "특검이 더 해악" vs 힐러리 "대통령 아니면 기소"(종합)

입력 2019-04-24 16:34
트럼프 사위 "특검이 더 해악" vs 힐러리 "대통령 아니면 기소"(종합)

타임 주최 행사에서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 놓고 장외 공방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보고서를 둘러싸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가 장외 공방을 벌였다.

당시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힐러리는 트럼프가 현직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기소됐을 만한 내용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고 규정하고 의회의 조사를 촉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보다 특검 수사가 끼친 악영향이 더 컸다며 특검을 깎아내렸다.

힐러리는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뉴욕시에서 개최한 '타임 100 서밋'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 방해 의혹과 관련해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런 행위에 관여했을 경우 기소되기에 충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특검) 보고서의 그 부분을 읽어 보면 그보다 더 명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가 사법 방해를 한것 같아. 사례가 11개나 있어'라고 우리가 생각한다고 해도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는 법무부 규칙 때문에 (사법) 방해에 관한 모든 문제는 바로 곧장 의회로 보내졌다"고 진단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힐러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의회가 증거를 토대로 정해진 결론 없이 특검이 찾아낸 것을 면밀하게 조사하기를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만약에 그때(조사를 마쳤을 때) 그들이 중대한 범죄나 잘못이 저질러졌다고 믿는다면 탄핵안을 제출하는 것이 의회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뮬러 보고서는 시작의 일부일 뿐이다. 그것은 끝이 아니다"며 의회가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역시 '타임 100 서밋'에 참석한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이날 힐러리에 앞서 진행된 공개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이 "몇 개의 페이스북 광고" 수준이었다고 규정하고서 "나는 지난 2년간의 수사와 모든 억측이 우리 민주주의에 몇 개의 페이스북 광고보다 더 혹독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가 거기에 집중하느라 아주 많은 시간을 소모했으며 솔직히 말해서 그 모든 일은 국가에 있어서 꽤 정신이 흐트러지게 하는 일이었다"며 특검 수사와 관련 보도 등을 폄하했다.



쿠슈너는 트럼프 진영의 자료에 의하면 러시아가 당시에 한 일은 "우리에게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서 "그들이 한 일의 수준을 고려한다면 이어진 수사가 훨씬 더 해로웠다"고 뮬러 특검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선거 기간에 트럼프 진영이 러시아를 향해 '우리는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공작을) 중단하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쿠슈너는 "선거 기간 중 우리는 러시아가 하고 있는 일을 몰랐다"고 답했다.

앞서 뮬러 특검은 러시아 스캔들 수사 보고서에서 대선 때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해킹이나 표심에 영향을 주기 위해 가짜 계정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선전을 펼치는 등 광범위한 공작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러시아의 공작이 트럼프의 승리를 돕는 것이었고 트럼프 진영도 이를 이용했다고 봤으나 트럼프 측이 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러시아와 협력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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