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쓰레기 받는 인천시 "대체매립지에 파격 지원 필요"
"사업비 20% 주민 지원…환경부 주도로 사업 추진해야"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30년 가까이 수도권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는 인천시가 신규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호소했다.
인천시는 17일 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체매립지 조성 사업은 환경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며, 대체매립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 사업 추진 때 특별법이 제정되고 사업비의 18%인 3천억원을 정부 특별지원금으로 지원한 사례를 제시하며, 대체매립지 사업도 사업비의 20%를 특별지원금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025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대체매립지 조성사업의 사업비가 1조2천58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대체매립지 지역을 위한 특별지원금 규모는 약 2천500억원 이상이 된다.
인천시는 이 정도 수준의 지원이 없다면 수도권 내 어느 지자체도 쓰레기 대체매립지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현재 조성하려는 대체매립지가 서울·인천·경기 주민 2천500만명의 생활 폐기물뿐 아니라 건설·사업장 폐기물을 최종 처리하는 광역 폐기물 처리시설이라며, 이를 고려해 환경부 주도로 대체매립지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둘 이상의 시·도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광역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면 환경부가 폐기물 처리시설을 단독 또는 공동으로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폐기물관리법 5조 1항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날 인천시의 정부 지원 촉구는 대체매립지 조성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인천시 서구 백석동에 조성한 현재 매립지는 2025년까지 사용하고 문을 닫게 된다. 따라서 2025년 전까지는 대체매립지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환경부·서울시·인천시·경기도 등 '매립지 4자 협의체'는 '대체매립지 후보지 선정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지난달 사실상 마무리해 놓고도 후보지 주민의 거센 반발을 우려해 용역 결과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난지도 매립장에 이어 1992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현재 매립지는 원래 2016년 사용 종료 예정이었다.
당시에도 대체매립지를 확보하지 못하자 4자 협의체는 현 매립지를 약 2025년까지 연장 사용하고 이 기간 안에 대체매립지를 조성하기로 2015년 6월 합의했다.
인천시 입장에서는 2016년 말 매립지 사용 종료 원칙을 지키진 못했지만, 대신 매립면허권과 토지소유권을 서울시와 환경부로부터 이양받기로 하고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50% 가산금을 인천시 회계로 전입하는 등 경제적 실리를 챙겼다.
인천시 관계자는 "대체매립지 조성은 추진 과정에서 부처 간 협상, 수도권 3개 시·도간 이견 조율, 매립지 예정지 주민의 갈등 해소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은 사업"이라며 "환경부 주도의 사업 추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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