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호칭 '인민군' 대신 '공화국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바뀌어
'전체 조선인민의 최고대표자'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위상 변화 반영한 듯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김정은 2기 정권 출범 후 김정은에 대한 군 관련 수식어가 기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바뀌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15일 김정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을 전하면서 그를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영도자"라고 지칭했다.
북한 매체들은 노동당 제7기 4차 전원회의(4.10)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4.11∼12)를 통해 김정은 2기 정권이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의 군 직책 관련 수식어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고 호칭했다.
그러나 최고인민회의 이후부터 일제히 '조선인민군' 대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하며 그가 북한의 군 통수권자임을 부각했다.
지난 14일 국무위원장 재추대를 경축하는 중앙군중대회에서 연설한 한 군 인사는 김정은 위원장을 "공화국무력 총사령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인 2016년 개정 헌법의 제102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 통솔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미 김정은이 북한의 정규군과 비정규군, 내무군이라는 실질적인 무력과 군 지휘체계를 가진 인민보안성 등 국방업무 전부를 통솔하는 일인자임을 명시한 것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써왔던 '군 최고사령관' 수식어 대신 '공화국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바꾼 것은 2기 권력 재편을 통해 김정은을 북한의 실질적 통치자일 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표하는 최고지도자임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했다고 보도했지만,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채 국무위원장 앞에 '전체 조선 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라는 수식어를 반복적으로 붙이고 있다.
최룡해 신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김정은 동지께서 전체 조선 인민의 최고대표자이며 공화국의 최고 영도자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되신 대정치사변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이번 헌법 개정을 통해 그동안 "국가를 대표"(기존 헌법 117조)하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상징적 지위를 국무위원장으로 모두 통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법적으로도 '대외적 국가수반'의 지위를 부여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이 최룡해의 직책을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순으로 호명한다는 점에서 이런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때 노동당 정치국 및 국무위원회 간부들만 동행한 것도 김정은 집권 2기 권력의 국정 운영 중심에 국무위원회가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본부청사 집무실 안에서 새로 구성된 국무위원회 간부들과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역사적인" 기념촬영을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ch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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