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환 "南北美, 실무·고위급·정상 등 다층위 협상 나서야"

입력 2019-04-15 11:36
수정 2019-04-15 13:57
고유환 "南北美, 실무·고위급·정상 등 다층위 협상 나서야"

민주당 한반도특위 초청 간담회…"3자 워킹그룹 검토해야"

김한정 "文대통령, 분명한 입장 갖고 북미 지도자 설득해야"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5일 교착상태인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남북미 간 다층위의 협상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미 최고지도자 사이의 신뢰가 여전해 '톱다운' 방식의 한반도 평화 비핵 프로세스 가동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면서도 다층위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남북미가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합의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자·다자 실무협상, 고위급회담, 정상회담 등 다층위 협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고 단계를 거쳐 다층위협상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다층위 협상을 통해 합의문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인정했다"고 부연했다.

이와함께 고 교수는 남북미 워킹그룹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한반도비핵화특위 간사인 김한정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고 교수가 "톱다운 방식의 강점과 한계가 드러난만큼 남북미 삼자간 워킹그룹 가동도 검토할 만하다. 톱다운과 '바텀업'이 만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북미협상, 남북대화, 한미 워킹그룹 등 양자 협의구조의 조합이 가진 한계점도 있는만큼 남북미가 한자리에 모여서 실무적인 준비를 하도록 우리가 미국과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간담회에서는 우리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함께 나왔다.

고 교수는 "'전부 아니면 전무' 방식과 일방주의적 요구로는 협상이 이뤄질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 협상가로서 남북미 사이 이익의 조화점을 찾는데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미국의 대북불신은 여전하고 북한의 대미불신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대외적으로 우리는 미국도, 북한도 설득하지 못한 상황에 처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비핵화 문제를 북미 협상에 미뤄놓고 우리가 가진 기대감으로 현실을 바꾸려 하지 않았는가 반성할 시점"이라며 "그래서 비관할 필요도 없지만 낙관해서도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 대통령도 보다 분명한 입장을 갖고 국민과 국제 여론을 설득하고, 미국과 북한의 지도자를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핵화특위는 내달 초부터 주한 미국 대사와 주한 중국 대사 등을 초청해 간담회를 할 예정이다.

s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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