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소비영향 '촉각'

입력 2019-04-12 11:55
수정 2019-04-12 14:15
정유업계,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소비영향 '촉각'

'연장' 충격 최소화 고심 vs '인상' 소비심리에 마이너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배영경 기자 = 정유업계는 12일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결정이 소비자 수요 심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정부는 유류세 인하 정책을 오는 8월 말까지 4개월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인하 폭은 현행 15%에서 7%로 축소했다.

문제는 소비자가 '유류세 인하 연장'과 '인하 폭 축소' 중 어떤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을지다.

한쪽에서는 기존대로라면 다음 달 6일 종료됐을 유류세 인하 정책이 연장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대한석유협회 조상범 홍보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휘발유·경유 가격이 한꺼번에 올라가는 것보다 서서히 인상되는 것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정부도 고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정부의 유류세 인하 연장 결정이 없었다면 다음 달 7일부터는 휘발유는 ℓ당 123원, 경유는ℓ당 87원, LPG부탄은 ℓ당 30원이 한꺼번에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를 8월 말까지 연장하면서 다음 달 7일부터 휘발유는 ℓ당 4.6%인 65원, 경유는 ℓ당 3.5%인 46원, LPG부탄은 ℓ당 2.1%인 16원 오르게 됐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어쨌든 기름값이 오르게 된다는 데 우려를 표한다.

정부 유류세 인하 8월까지 넉달 연장…인하폭 15→7%로 축소/ 연합뉴스 (Yonhapnews)

한 대형 정유사 관계자는 "국제유가도 상승세인 상황에서 단계적으로라도 일단 석유제품 가격이 오르게 되면 서민들의 체감이 높지 않겠느냐"면서 "석유제품 소비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유사들은 지난해 11월 유류세 인하 당일 물량 수요가 급증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다음 달 7일 유류세가 단계적으로 인상되기 직전 물량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원활한 제품 공급에 대비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이번 유류세 인하가 유종과 무관하게 일괄적으로 조정됐다는 점에서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만일 정부가 경유차 축소를 위해 유류세 조정에 차등을 뒀다면 자동차 업체들은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자 디젤 모델의 생산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당장은 이런 요인은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지난 2월 말 정부에 세입기반 확충 과제 가운데 하나로 휘발유·경유 상대가격 조정을 권고해 사실상 경유의 유류세 인상 필요성을 권고한 바 있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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