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브렉시트 협상대표 "英 관세동맹 잔류시 미래관계에 반영"
더블린서 아일랜드 총리 만나…"英 초당적 대화 긍정적 결과 도출 기대"
'노 딜' 브렉시트 준비 계속…"EU와 FTA 원하면 국경문제 등 언젠가는 해결해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미셸 바르니에 유럽연합(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8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와 제1야당인 노동당 간 브렉시트 대화가 긍정적 결과를 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만약 영국이 EU 관세동맹 잔류를 결정한다면 이를 신속히 브렉시트 합의안 중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바르니에 대표는 이날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레오 바라드카르 총리와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바르니에 대표는 오는 10일 예정된 EU 브렉시트 특별정상회의에 앞서 의견 조율을 위해 아일랜드를 방문했다.
그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와의 미래관계에 관한 큰 틀을 담은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관세동맹 잔류 등 영국 정부와 노동당 간 다양한 논의 결과를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영국의 초당적 대화가 긍정적 결과를 생산하면 이를 신속히 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와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은 지난주부터 교착상태에 빠진 브렉시트 돌파구 마련을 위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양측은 브렉시트 합의안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을 제외하고 나머지 한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 수정에 반영할 수 있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잔류, 브렉시트 대안에 관한 확정 국민투표(Confirmatory vote) 등을 메이 총리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니에 총리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에 관해서도 바라드카르 총리와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노 딜' 브렉시트 발생 시 우선사항은 EU 단일시장을 보호하는 것이며, 쉽지는 않겠지만 국경에서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바르니에 대표는 만약 영국이 '노 딜' 브렉시트를 단행한다면 아일랜드 국경문제와 상대국 거주 국민의 권리, EU 분담금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영국과 무역협정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세가지 이슈는 브렉시트 합의안 중 '이혼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은 EU 탈퇴협정에서 다루고 있는 것들이다.
즉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하지 않아 '노 딜' 브렉시트를 단행하고, 추후 EU와 무역협정 체결을 원하더라도 국경 문제 등은 반드시 어느 시점에서는 논의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노 딜'을 불사하겠다고 말하는 영국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 중에서도 미래에 EU와 무역협정 체결은 필요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EU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이날 바르니에 대표와의 만남 후 트위터에 "아일랜드는 영국 내 대화가 결론에 이를 수 있도록 브렉시트를 추가 연기하는 방안에 열려 있다"면서 "그러나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대비해 '노 딜' 준비 역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르니에 대표와 브렉시트를 얼마나 추가 연기할지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이를 EU 정상회의에서 더 논의할 것"이라며 "다양한 견해가 있겠지만 우리가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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