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총리 "브렉시트 연기 거부 EU 회원국 용서받지 못할 것"
"英 원하는 것 찾도록 6월 말 이후로 장기연기 선호"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추가 연기를 거부하는 EU 회원국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현지시간)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바라드카르 총리는 전날 아일랜드 RTV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북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아일랜드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EU 국가로 전망된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만약 한 EU 회원국이 브렉시트 연기에 거부권을 행사해 그 결과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 (영국) 이웃 나라에 큰 어려움을 가져온다면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그들은 미래에 이같은 거부권의 반대편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브렉시트 연기를 거부하는 국가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2년가량 아일랜드를 대표해 EU 정상회의에 참석했지만 거부권이 사용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전했다.
독일과 함께 EU를 이끄는 양대 국가인 프랑스는 그동안 영국이 EU를 상대로 더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고자 브렉시트 기한을 연기하고 추가 협상을 벌이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브렉시트를 영국 요청보다 더 길게 6월 말 이후로 장기 연기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지난달 29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잇따라 부결되면서 한 차례 연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영국 하원이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오는 12일 '노 딜' 브렉시트에 처하게 될 우려가 커지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6월 말까지 추가 연기하는 방안을 지난 5일 EU 측에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EU는 오는 10일 정상회의를 열고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바라드카르 총리는 단순히 더 큰 불확실성을 불러올 수 있는 브렉시트 연기는 피해야 하며, 장기 연기를 통해 영국이 정말로 EU와 원하는 관계가 무엇인지 찾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