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군력 현대화 계기는 2001년 미군기와 충돌 사고"
조종사 사망 후 '전투기 업그레이드' 박차 가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18년 전 미군 정찰기와 충돌한 전투기 조종사의 사망이 중국 공군력의 현대화를 촉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지난 2001년 4월 1일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섬 인근에 미군 정찰기 'EP-3E'가 출현했고, 이에 중국 전투기 'J-8Ⅱ' 2대가 긴급히 출동했다.
하지만 두 전투기 중 한 대는 미군 정찰기와 충돌한 후 바다로 추락했고, 탈출을 시도하던 이 전투기 조종사 왕웨이는 낙하산이 제때 펴지지 않아 결국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 왕웨이의 나이는 33살이었다.
이 사고는 중국군의 각성을 불러일으킨 계기가 됐다고 SCMP는 두 명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낙후한 전투기로는 미국과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중국군은 기존 J-8 전투기 대신 4세대 전투기인 'J-10'과 'J-11' 그리고 'JH-7' 폭격기를 전면적으로 배치하기 시작했다.
전투기의 안전장치 개선에도 많은 투자를 했으며,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상공에서 종합적인 비행 순찰 시스템과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육군 위주로 영토 방어에 치중했던 중국군은 공군과 해군에 대대적으로 투자했고, 그 결과 미국의 5세대 전투기인 'F-22'와 'F-35'에 맞설 'J-20'을 2017년 실전에 배치하는 등 공군력 개선에 큰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군의 공군력 확충은 미국과의 충돌 가능성을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중국군이 18년 전과 달리 미군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미국은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 등을 지속해서 전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동중국해에 출현한 미군 정찰기에 맞서 중국군 'Su-30' 전투기 두 대가 긴급 출동했다. 당시 양측은 불과 45m 거리에서 비행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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