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예타 개편…전남 경전선·신분당선 연장 사업 속도낸다
제천-영월 고속도 등 비수도권 4개 사업 예타 통과 가능성 커져
'원인자 부담'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도 '파란불'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정부가 3일 발표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 개편안에서 지역 균형발전을 더 많이 고려하겠다고 밝혀 지방 광역시가 추진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광주송정∼순천, 문경∼김천 전철 건설사업과 제천∼영월 고속도로, 제주 광령∼도평 우회도로 사업이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예타 기간이 평균 19개월에서 1년 이내(철도는 1년 6개월)로 단축되면서 수도권 사업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점검회의에서 예타 제도 개편안을 발표, 5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비수도권에서는 경제성 평가 가중치를 줄이고 균형발전 평가 가중치를 높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수도권 사업은 경제성과 정책성만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예타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국토부가 기재부에 예타를 신청해 선정된 사업은 총 8개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사업과 수도권 사업이 각각 4개다.
비수도권 사업은 ▲ 광주송정∼순천 단선전철 건설사업 ▲ 문경∼김천 단선전철 건설사업 ▲ 제천∼영월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 제주 광령∼도평간 우회도로 건설사업 등이다.
나머지는 수도권 사업 4개 사업은 ▲ 계양∼강화 고속도로 ▲ 서울∼양평 고속도로 ▲ 제2경인선 광역철도 ▲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구간 등 사업이다.
광주송정∼순천 단선전철 사업은 예산 1조7천55억원을 투입해 이 구간에 107.6㎞ 단선전철을 놓은 사업이다.
전남도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경전선'(경상도-전라도 철도노선)의 연결사업으로 지난 1월 29일 정부의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경전선은 광주송정역에서 경남 밀양 삼랑진역까지 이어지는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유일한 철도 교통망으로 광주∼순천 구간(116.5㎞)만 1930년 일제강점기 건설 이후 유일하게 단선 비전철 구간으로 남아 있다.
문경∼김천 '중부선' 철도사업은 69.2㎞ 구간에 단선전철을 놓은 사업으로 총 1조3천873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면 지난 1월 예타 면제를 받은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 간) 건설사업과 동시에 추진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제천∼영월 29.0㎞ 구간에 예산 1조979억원을 투입해 4차로 고속도로를 신설하는 사업과 제주 광령∼도평 간 4.7㎞ 구간에 4차로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731억원짜리 사업도 예타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사업의 경우 기재부는 기존과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설명하지만, 평균 19개월에 달하는 예타 조사 기간이 1년 이내로 단축되면서 수도권 사업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재부는 이날 예타 정책성 평가에서 원인자 부담 등으로 재원이 상당 부분 확보된 사업은 특수평가항목에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총예산 7천981억원이 예상되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9.7㎞ 연장사업은 예타에서 사업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사업이 표류한 상태다.
하지만 이미 지역주민들이 5천억원 수준의 광역교통부담금을 낸 상태여서 주민 불만이 팽배했다.
이에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작년 말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이 사업을 언급하며 예타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재부 예타 제도 개선안에 원인자 부담을 고려하겠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신분당선 연장사업에는 파란불이 켜졌다.
아울러 계양∼강화 고속도로(32.5㎞·4∼6차로·예산 1조9천108억원), 서울∼양평 고속도로(27.0㎞·4∼6차로·예산 1조3천245억원), 제2경인선 광역철도 23.6㎞ 복선전철(예산 1조1천446억원) 사업도 예타 기간 단축에 따른 혜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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